사고 목격 주민, "빈 낙하산까지 총 3개, 하늘에서 떨어져"
1일 경남 사천읍 인근 야산에 추락한 공군 훈련기 KT-1의 기체에서 떨어져 나온 잔해./사천=이경구 기자 |
[더팩트ㅣ사천=강보금, 이경구 기자] "코로나때문에 다들 집에 있는데 동네 사람들 놀래지 않은 사람이 없다니까.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딱 이런 상황인기라"
1일 오후 1시 37분쯤 경남 사천에서 발생한 공군 훈련기 KT-1 2대 충돌·추락 사고 당시 사고를 목격한 주민 정 씨(79)는 놀란 가슴을 간신히 쓸어 내리며 말했다.
이날 집 안에 머물던 정 씨가 '우르르 쾅!' 하는 굉음에 하늘을 보니 3m쯤 되는 하얀 기체가 4차선 도로 위로 날아가고 있었다.
이후 하늘에는 낙하산 하나가 천천히 내려 오고 있었다. 정 씨는 멀리 하늘을 가르듯 내려오는 낙하산을 미간을 찌푸리고 자세히 살펴보니, 사람의 두 다리가 힘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조종사 1명이 비상탈출을 시도해 타고 내려 온 낙하산 외에 정씨는 2개의 빈 낙하산이 곧이어 바람에 실려 들판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1일 오후 1시 37분쯤 사천 정동면 고읍리 공중에서 사천 공군 훈련용 전투기 KT1 2대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인근 민가가 훈련기 잔해로 파손됐다./사천=이경구 기자 |
불현듯 또 한 번의 굉음이 마을을 흔들었다. 사고 현장에서 불과 1km 남짓 떨어진 인근 민가에 떨어진 공군 훈련기의 잔해였다.
인근 주민들은 "쇳덩이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며 수근거렸다.
그 중 커다란 잔해는 주택의 지붕을 내려 앉히고, 이어 주차된 승용차를 덮쳐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완파시켰다. 마치 전시 중 폭격 현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사천에 있는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훈련기 2대가 비행훈련 중 공중 충돌해 학생조종사 등 탑승자 4명이 전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일 오후 1시 32분쯤 공중비행훈련을 위해 이륙한 KT-1 훈련용 전투기 1대와 이어 계기비행으로 이륙한 KT-1 훈련기 1대가 오후 1시 37분쯤 기지 남쪽 약 6km 지점 상공에서 공중 충돌해 추락했다.
KT-1 훈련기 2대에는 학생조종사(중위)와 비행교수(군무원) 등 1대 당 각 2명씩 탑승해 총 4명이 탑승해 있었다.
사고 당시 KT-1 2대 모두 비상탈출을 했지만, 이날 오후 4시 22분쯤 마지막 실종자까지 발견하면서 총 4명이 모두 순직했다.
공군은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1일 사천 공군 훈련기 KT-1 추락 사고 현장 인근에 떨어진 훈련기 잔해./사천=이경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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