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학폭 피해 강제추행으로 되갚은 60대…법정구속
입력: 2022.03.31 17:46 / 수정: 2022.04.01 08:03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전경/대구=김채은 기자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전경/대구=김채은 기자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법원이 학교폭력 가해 학생의 학부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서부지원은 학교폭력사건 합의를 위해 만난 상대 학부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A씨(60)에 대해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각 2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2월 자기 자녀에게 학교폭력을 행사한 학생의 어머니 B씨(54·여)와 합의를 목적으로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술을 마신 A씨는 자신의 얼굴을 B씨 얼굴 가까이 대는 등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고, 당시 B씨 일행이 해당 장면을 촬영했다.

이후 A씨는 성추행과 성희롱을 인정하고, B씨에게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합의금을 받지 않겠다며 되려 합의금 680만원을 주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도 써줬다.

하지만 A씨는 최후변론에서 "B씨가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 합의를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해 술에 취해 실수하도록 유도했다"며 "추행 당시에 저항이 없었고, 집에 갈 때까지 끝까지 동행한 행동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학교폭력 피해자의 아버지와 가해자의 어머니 입장이었기 때문에 저항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명백히 밝히지 않았더라도 추행행위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정구속을 당하자 A씨는 "회사에 구속 사실을 통지해 달라"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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