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카 사용 수업?'...인천시 고위 공무원, 박사 학위 부정 취득 '의혹'
입력: 2022.03.30 08:00 / 수정: 2022.03.30 08:07

대학 관계자 "출결관리 미흡한 부분 있었다"

인천시 고위 공무원 A씨가 주말에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 중 일부. /인천=지우현 기자
인천시 고위 공무원 A씨가 주말에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 중 일부. /인천=지우현 기자

[더팩트ㅣ인천=지우현기자] 인천시 고위 공무원이 지역의 한 대학교 대학원의 허술한 출결관리를 이용해 일부 수업에 수차례 결석을 하고도 박사 학위를 부정 취득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인천시가 감사에 나선 것으로 <더팩트>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해당 공무원은 대학원 재학 기간과 겹치는 서구 부구청장과 인천시 일자리경제본부장 시절 법인카드 남용 의혹(더팩트 2021년 10월 20일 보도)으로 최근 인사조치를 당한 가운데 카드 사용 시간 중 일부가 대학원 수업 시간과 겹치는 평일 저녁께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인천시의 감사도 법인카드 사용이 학점 이수 등 학위 논문 심사자격 충족을 위한 과정과 연관이 있는지 여부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대학원에서 고위 공무원에 대한 출결과 관련된 출석부 등이 전혀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의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9일 <더팩트>가 비영리시민단체 NPO 주민참여로부터 입수한 자료 분석과 취재를 종합하면 고위 공무원 A씨는 B대학교 일반대학원(대학원) 도시계획과에 지난 2018년 2학기에 입학해 2021년 1학기를 끝으로 박사학위 취득 후 졸업했다.

대학원 박사과정 이수학점은 총 36학점(전공 18학점)으로, 학년마다 매 학기 2과목(6학점)씩 총 4과목(12학점)을 수강하는 방식으로 학점을 이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학생 재량에 따라 이수학점을 늘일 수 있다. 성적 평가 기준은 중간고사 40%, 기말고사 40%, 출석 10%, 과제 10% 등으로 이뤄진다.

A씨는 주·야간 온·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5학기 동안 상당 수 학점을 채우고 남은 1학기에는 학위 논문 작성 등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을 기준으로 학년 당 매 학기 2과목(6학점)을 수강하려면 5일 중 2일을 수업에 할애해야 하지만 A씨는 5학기 동안 학점을 채우기 위해 3일 이상을 수업에 할애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A씨가 평일에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 중 일부가 수업시간과 겹치는 저녁에 결제됐다는 점이다. A씨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A씨는 2018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2년여간 779건의 행사를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이중 87%에 해당하는 681건을 평일에 결제했는데 이 가운데 일부가 직원 격려 차원 등으로 진행된 저녁 회식 등에서 이뤄졌다. 법인카드를 개인이 소지하고 결제한다는 점에서 A씨가 일부 수업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교육계에서는 대학교·대학원마다 성적 평가 기준은 있지만 모든 기준은 '적정성'을 유지했을 때 부여하는 점수라고 강조한다. 남들보다 출석일수가 과하게 부족하거나 시험을 보러 오지 않는 등 '학생 신분'으로써 결격사유를 보이면 해당 과목의 학점은 'F학점'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교수는 "대학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저희의 경우 3분의 2 이상 출석이 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준다"며 "점수 상으로 출석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과도한 결석이 있다면 배울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단 회사 사정상 문제가 있어 결석을 했으면 입증할 수 있는 자료 제출 시 출석 처리를 해주기는 한다"며 "하지만 같은 경우가 반복될 경우에는 예외로 둔다"고 덧붙였다.

A씨가 대학원을 졸업한 지 1년이 약간 넘는 상황에서 A씨의 출결 기록이 대학원에 남아있지 않는다는 정황도 미흡한 출석 의혹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앞서 인천시는 대학원에 A씨의 출결 기록을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대학원 측은 "A씨가 이수한 전 강의과목에 대한 출석일자 기록이 부존재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대학원은 졸업한 학생의 출결과 관련된 출석부 등 온·오프라인 문서를 3년간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원은 A씨의 출결 기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것이다.

최동길 주민참여 대표는 "대학원이 어떻게 출결관리를 해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학사관리의 기본을 외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생이 졸업한 지 1년이 약간 넘는 상황에서 출결기록이 온·오프라인 어디에서도 남아있지 않는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A씨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에 있다. 대학원으로부터 A씨에 대한 출결 기록이 없다는 답변을 받은 것도 사실"이라며 "감사가 진행 중인 부분이라 더 이상은 알려드릴 수는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학원 관계자는 "박사과정과 석사과정은 자기주도학습이 많다 보니 저희를 비롯해 많은 대학원에서 출결관리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내부적으로 2020학년도부터 전자출결시스템을 도입해 체계적인 출결관리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A씨에 대한 출결관리 관리도 교수님들을 찾아가 직접 확인했다"며 "그래도 많은 교수님들이 A씨가 꽤 많은 출석을 했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팩트>는 A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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