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위험 매우 큰 ‘지산 IC’…광주시, ‘전문가 의견’ 무시 밀어붙여 [TF초점]
입력: 2022.03.29 10:36 / 수정: 2022.03.29 10:36

이용섭 시장 캠프 출신 전직 교수와 광주시 관계자 ‘사고 위험’ 알고도 거수기 역할…광주시, ‘지산 IC 진출로’ 미개통 시 ‘투자비 보전’ 명목 맥쿼리에 혈세 100억 원 물어줄 판

통사고 위험이 매우 커 개통이 무기한 연기된 광주제2순환도로 ‘지산 IC 진출로’ 1차선 진입 공사와 관련해 이용섭 광주시장 캠프 출신 교수와 광주시 관계자가 교통전문가의 의견 및 국토교통부 규칙을 무시한 채 공사를 밀어붙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광주시 제공
통사고 위험이 매우 커 개통이 무기한 연기된 광주제2순환도로 ‘지산 IC 진출로’ 1차선 진입 공사와 관련해 이용섭 광주시장 캠프 출신 교수와 광주시 관계자가 교통전문가의 의견 및 국토교통부 규칙을 무시한 채 공사를 밀어붙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광주시 제공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교통사고 위험이 매우 커 개통이 무기한 연기된 광주제2순환도로 ‘지산 IC 진출로’ 1차선 진입 공사와 관련해 이용섭 광주시장 캠프 출신 교수와 광주시 관계자가 교통전문가의 의견 및 국토교통부 규칙을 무시한 채 공사를 밀어붙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도로교통공단은 광주시 동구 ‘지산터널’이 최근 5년간 터널 내 교통사고가 17건이 발생해 54명이 다쳤고 교통사고 다발구역으로 상위 30곳 중에 16위에 기록됐다고 발표하면서 교통안전 시스템 정비가 시급한 의견을 내놔 지산 IC 진출로 개통을 둘러싼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29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는 두암타운 주변 지역 교통난을 해소하고 무등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2016년 6월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이하 맥쿼리)와 100억 원을 투입해 양방향 총연장 0.67㎞, 폭 6.5m의 제2순환도로 ‘지산 IC 진출로’를 신설하기로 했다.

광주시와 맥쿼리는 2016년 6월 재정경감 협의 과정에서 맺은 ‘지산IC 진출로’ 공사비용 100억원은 맥쿼리가 부담하고 설계 및 보상금 19억6000만원은 광주시가, 공사는 제2순환도로 1구간 민자법인인 광주순환도로투자㈜에서 맡았다.

맥쿼리는 재정경감협약 당시 약속했던 100억원의 예산 투입 약속을 어기고 절반 수준인 52억7000만원을 부담하는 대신 26억9700만원을 들여 제2순환도로에 하이패스를 설치해 총 79억6700만원을 투입했다.

문제는 광주시가 지산IC 진출로 공사 착공 전 3차례에 걸쳐 자문회의를 진행하면서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동신대 이 모 교수 등의 ‘개통 절대 불가’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밀어붙인 배경이다.

광주제2순환도로 지산 IC 진출로는 2016년 3월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해 산수터널과 지산터널 사이 소태~두암(상행) 방면, 두암~소태 방면(하행) 두 개의 ‘우측’ 진출로로 결정했다. 그해 10월 인근 원룸 거주민 등의 소음피해, 분진, 사생활 보호 등의 민원이 발생하자 ‘좌측’ 1차선 진입으로 변경된다. 광주시는 2021년 11월 15일 지산 IC 개통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광주시의회와 시민단체, 관련 기관 등 전문가의 반대에 부딪혀 무기한 연기됐다./광주시 제공
광주제2순환도로 지산 IC 진출로는 2016년 3월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해 산수터널과 지산터널 사이 소태~두암(상행) 방면, 두암~소태 방면(하행) 두 개의 ‘우측’ 진출로로 결정했다. 그해 10월 인근 원룸 거주민 등의 소음피해, 분진, 사생활 보호 등의 민원이 발생하자 ‘좌측’ 1차선 진입으로 변경된다. 광주시는 2021년 11월 15일 지산 IC 개통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광주시의회와 시민단체, 관련 기관 등 전문가의 반대에 부딪혀 무기한 연기됐다./광주시 제공

당초 지산 IC 진출로는 2016년 3월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해 산수터널과 지산터널 사이 소태~두암(상행) 방면, 두암~소태 방면(하행) 두 개의 ‘우측’ 진출로로 결정했다. 그러나 그해 10월 인근 원룸 거주민 등의 소음피해, 분진, 사생활 보호 등의 민원이 발생하자 ‘좌측’ 1차선 진입으로 변경된다.

안전도시를 최우선 시정으로 내세운 이용섭 시장의 기조와 달리 광주시는 민원 등을 이유로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진출로를 변경하며 오락가락 행정으로 8개월이란 시간을 지체했다. 또한 기본 실시설계용역 기간 만료가 다가오자 사업지연을 우려한 광주시는 1차선 진출로 설계를 확정하고 설계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형식적인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특히 광주시는 외부 전문가와 관계기관의 자문은 철저히 무시한 채 우호적인 일부 전문가와 전문성을 의심받는 광주시 교통정책연구실장 주장만을 받아들여 설계 용역을 마쳤다. 잘못된 설계를 조정하고 바로 잡아야 할 전문가가 오히려 행정 편의적 거수기 역할을 하면서 1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시민 혈세를 투입하고도 안전이 위협받는 진출로를 만든 것이다.

1차 자문회의에 참여한 동신대 이 교수는 지산 IC 1차선 진출로 방식은 터널을 빠져나온 직후 70m에 불과한 이격거리에 교통사고 위험이 매우 커 ‘개통 절대 불가’ 입장을 강력히 주장하자 광주시는 이후 자문회의에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교통공단 또한 강력히 반대하면서 이후 자문회의에서는 참석하지 않았고, 경찰은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된 협의에서 개통 불가 입장을 고수했지만 광주시가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는 터널과 진출로 사이 680m의 이격 거리를 제시하고 있지만 지산IC의 경우 70m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용섭 시장 캠프 출신인 전 호남대학교 임 모 교수와 광주시 박 모 교통정책연구실장은 이격거리가 짧을 경우 안전시설 설치 등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국토교통부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단서 조항을 적용해 공사를 해도 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광주지역 한 교통기술사는 "1차선에서 빠져나가는 지산IC 진출로는 교통사고 위험이 매우 커 운전자와 동승자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문제를 지적하고 "안전시설이 곳곳에 설치된다고 해서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통기술사는 "광주시는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지산IC 진출로 개통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지산IC 개통이 사실상 백지화 되면 광주시는 맥쿼리가 투입한 100억여 원을 물어줘야 하고 광주시가 운전자들의 혼란과 사고 방지를 위해 제한속도 안내와 LED안전표지판, 교통안전표지판을 등 설치비용 20억여 원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광주제2순환도로 운영사인 맥쿼리의 투자운영 손실 보전금으로 매년 300억여 원씩 지난 9년간 3500억여 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더팩트>는 2020년 10월 6차례에 걸쳐 ‘구 태평극장 오피스텔 신축 공사’ 주차장 회전반경 미확보와 진·출입로 가감차선이 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사실을 알고도 건축심의위원회에 참석해 문제 삼지 않은 박 교통정책연구실장의 문제점을 보도한 바 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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