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I 광주=이병석 기자] 대통령선거가 끝나면서 지방선거 모드로 정국이 급격히 전환된 가운데 외부에 형성됐던 전선도 내부로 이동하고 있다.
22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그간 광주·전남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저마다 당내 대선 후보를 위해 합심해 분전했으나 이제는 서로의 정치적 지향점을 위해 이전의 동지애는 버린 지 오래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 때문에 네거티브는 물론 카더라 수준의 정제되지 않은 소문이 곳곳에서 횡행한다. 심지어는 수십 년 전 후보자들의 흑역사를 그럴싸하게 가공해 서로를 공격하는데 여념이 없다.
최근에는 대선 전에 만들어진 전남 지역 출마 예정자 측의 단톡방에 "나라는 잃었어도 광주는 잃지 말자"는 해괴한 글이 올라왔다.
현 광주시장의 지지자로 보이는 이 글의 게시자는, 이 시장의 맞상대로 거론되는 특정 후보를 ‘586 강 전 수석’이라 칭하며 비난하고 있다. 이에 단톡방 일부 참여 회원이 반박 글을 쓰는 등 항의했으나 운영자 측은 아무런 조치도 없이 방기했다.
글쓴이의 의도는 '대선 당시 압도적으로 여당 후보를 지지했지만 석패한 지역민의 깊은 상실감'을 자극해 특정 후보에게 타 정당과 동일한 적대적인 프레임 속에 가두려는 시도로 읽힌다.
익히 알듯 광주시장은 당내 경선이 곧 결선이다. 누가 선출되든 민주당 후보인데도 특정 후보가 경선을 통과하면 광주를 잃는 것 마냥 해괴한 논리로 지역민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같은 당 경쟁 후보에게 586이라는 억지성 낙인까지 덤으로 찍는 행위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1등만 인정받고 살아남는 혹독한 선거판이라지만 다른 정당도 머뭇거리는 저열하고도 음습한 행태가 당내 후보를 상대로 자행되는 현실에 지역민의 자조 섞인 푸념이 깊다.
이렇듯 후보자들 간 과열된 경쟁이 낳은 내부 총질로 지방선거 투표함을 열기도 전에 전멸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비아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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