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우주청 경남 설립' 당선인 공약 뒤집을 수 있을까?
입력: 2022.03.18 19:03 / 수정: 2022.03.18 19:03

"인수위 통해 논리적 설득"…실패하면 제2의 'K-바이오랩 허브' 재현

공공과학기술혁신협의회 등 대전 과학기술 관련 5개 기관과 21개 단체들은 지난 1월 20일 대전시청 앞에서 우주항공청 대전 유치의 당위성과 윤석렬 후보의 경남 설립 공약 수정을 촉구했다. / 대전=최영규 기자
공공과학기술혁신협의회 등 대전 과학기술 관련 5개 기관과 21개 단체들은 지난 1월 20일 대전시청 앞에서 우주항공청 대전 유치의 당위성과 윤석렬 후보의 경남 설립 공약 수정을 촉구했다. / 대전=최영규 기자

[더팩트 | 대전=최영규 기자] 대전시가 우주항공청 유치를 위해 대통령 인수위원회를 논리적으로 설득하기로 방향을 정한 가운데 수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K-바이오 랩허브 유치가 실패로 끝난 뒤 대선 기간 강하게 목소리를 높였던 우주청 설립마저 무산될 경우 허태정 시장의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우주청 설립 공약이 경남과 대전으로 나뉜 가운데 대전시는 과학기술 분야 전문성을 갖춘 안 위원장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전에 연고가 있는 한국표준연구원장 출신 신용현 전 의원과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근무했던 고산 씨 등이 인수위원에 선출됐다.

대전시 관계자는 "우주청 입지 선정은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기보다는 한국 우주산업의 미래를 위해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인수위원들에게 대전이 갖고 있는 역량을 논리적으로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1월 1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신년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대전시 제공
허태정 대전시장이 1월 1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신년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대전시 제공

허 시장은 지난 1월 17일 올해 시정 구상을 밝히는 신년 브리핑 자리에서 "대전시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우주개발 관련 기술개발 및 산업육성을 위해 가칭 우주청 설립을 주도하고, 고부가가치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은 이미 몇 달 전에 항공우주청을 설립하고, 그것을 대전에 설치하자는 안을 만들어 각 당 후보에게 제시했다"며 "그런데 정말 유감스럽게도 윤석열 후보는 우주청을 경남에 설치하겠다는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지적했다.

허 시장은 1월 24일 영상으로 열린 주간 업무회의에서도 "대전에는 우주산업 관련 R&D(연구개발) 핵심 기반과 이에 필요한 실증화시설, 관련기업 등이 모여 있다"며 "그럼에도 야당 대선 후보가 대전에 와서 우주청 설립에 대해서는 말도 않고 다른 지역에 주겠다고 하는 것에 우리시는 물론 충청권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일련의 행동들이 자칫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경남 설치 공약에 대해 선심성 공약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던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우주청 대전 설립의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 K-바이오 랩허브 대전유치 결의대회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왼쪽 첫번째)이 대전 유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 대전시 제공
지난해 6월 K-바이오 랩허브 대전유치 결의대회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왼쪽 첫번째)이 대전 유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 대전시 제공

앞서 대전시는 지난해 7월 중기부의 3350억원 규모의 ‘K-바이오랩 허브’ 공모사업에 실패했다.

이 사업은 허태정 시장이 지난 2019년 미국 보스턴을 방문한 세계적인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기관인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한 모델로 정부가 입지선정 방식을 전국 지자체 공모로 바꾸면서 결국 인천 송도로 결정돼 시민들이 큰 상처를 받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허태정 시장이 임기동안 많은 일을 했지만 K-바이오 랩허브‘와 ’우주청 설립‘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에 대해 시민들이 더 많이 기억하기 때문에 선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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