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선거"…경남 지선, 출발선상의 출마 예정자들 '시동 개시'
입력: 2022.03.19 07:00 / 수정: 2022.03.19 07:00

국힘 '탈환' VS 민주 '수성' 팽팽한 긴장감 감돌아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된 직후부터 경남 지역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모드가 본격화 됐다./더팩트DB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된 직후부터 경남 지역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모드가 본격화 됐다./더팩트DB

[더팩트ㅣ경남=강보금 기자] 역대 비호감 선거로 치부되던 제20대 대통령선거가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내리고 정치적 관심이 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옮겨가면서 경남 지역에서도 출마 선언과 발빠른 공약 발표가 잇따랐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8일 기준 경남도지사 직에 예비후보 등록한 인물은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1명이다. 경남도교육감의 경우, 총 4명의 보수 및 중도 후보가 일찍부터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또 경남 17개 시·군에는 총 37명의 시·군의장 예비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이 중 무소속 4명을 제외하면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직까지 한 명도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1일부터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 선거체제에 돌입한다. 또 더불어민주당 역시 오는 25일 이전에 당내 후보 자격 검증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선 직후 일주일 가량이 지난 현 시점의 경남 지역 지방선거 분위기를 훑어 보았다.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5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직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이주영 선거사무소 제공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5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직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이주영 선거사무소 제공

◆경남도지사 '인물난', 교육감은 보수·중도 4인 단일화로 현직 견제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선출직은 경남도지사직일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댓글 조작' 혐의로 지사직을 상실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공백을 채우는 자리이기에 더욱 왕관의 무게가 무거운 시점이다. 이 때문에 선뜻 출마를 꺼려하는 분위기도 살펴진다.

하지만 대선 직후 냉랭한 분위기를 깨고 출마를 선언한 이도 있다.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15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이 전 장관은 "1000억 달러 투자유치를 통해 일자리와 소득원을 창출함으로써 전국 17개 시·도 중 꼴찌로 추락한 경남의 개인소득을 3위로 끌어올려 인구 500만 경남시대를 열어갈 것"이라며 '경남발전 315비전'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이 전 장관은 "소수당인 국민의힘은 지혜와 정치력을 발휘해 윤석열 정부의 조기 안착과 성공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국회의원이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다면, 당해 보궐선거는 물론 전국지방선거에서도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논란이 되고 있는 현역 의원의 지방선거 출마를 겨냥하기도 했다.

경남도교육감선거 관련 보수·중도 성향 예비후보 4명(김상권, 허기도, 최해범, 김명용)은 지난 14일 여론조사를 거쳐 이달 안으로 단일후보를 내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로써 이들은 진보 성향의 박종훈 현 교육감을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들 4명의 예비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는 후보들이 20개 여론조사기관 중 추첨을 통해 2곳을 선정한 뒤 '후보 적합도'를 묻는 조사를 실시해 최다 지지율을 얻은 후보를 단일 후보로 확정한다.

이들은 "지난 8년간 박종훈 교육감의 이념적 편향과 일선학교 현장의 갈등 심화, 학교의 자율성 침해, 별정직 난무, 예산 낭비 등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수·중도 단일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18일 기준, 창원시장 예비후보 등록 명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캡처
18일 기준, 창원시장 예비후보 등록 명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캡처

◆창원 최초 민주당 소속 현직 시장 VS '탈환' 꿈꾸는 국힘

현직 경남 창원시장인 허성무 창원시장은 창원 최초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으로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시 자유한국당 조진래 후보를 큰 표차로 앞섰다.

창원은 원래 '보수 텃밭'이라 불리며 보수성향이 매우 강한 지역이었지만,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으로 불길 같이 솟아 오른 문재인 정권에 힘입어 신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허 시장은 수소산업 선도도시, 창원특례시 출범 등 지역 경제 재도약을 위해 총력을 가했다. 특히 3년 연속 공약이행평가 최우수 평가를 받으면서 임기 내 100% 공약이행률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재임에 대한 선전이 엿보인다.

허 시장은 올해 신년간담회에서 "초선의 제일 큰 꿈은 재선이다. 재선으로 지난 3년 6개월간 해온 정책들이 제대로 결실이 이뤄지게 해 창원을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도시로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룬 국민의힘에서는 이같은 여세를 몰아 창원 탈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창원시장 예비후보 등록자 수는 7명이다. 이들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먼저 송병권 국민의힘 경남도당 대변인을 비롯해 장동화 전 경남도의원, 조청래 전 창원시설공단 이사장, 차주목 전 국민의힘 경남도당 사무처장, 허영 전 축산물품질평가원장, 홍남표 전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전략본부장, 김상규 전 조달청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밖에도 아직 예비후보 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강기윤 국회의원(창원 성산)과 이재환 국민의힘 경남도당 대변인, 김재경 전 국회의원(진주)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18일 기준, 김해시장 예비후보 등록 명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캡처
18일 기준, 김해시장 예비후보 등록 명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캡처

◆고(故) 노무현의 땅 김해, 진보세력 수성할까

경남 김해시의 정치성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전과 후로 극명히 갈린다.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전까지 김해는 여느 경남 시군과 마찬가지로 보수정당의 지지세가 강했다. 하지만 2008년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에 터를 잡으면서 이후 김해 시장직에는 민주당 소속 인사가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우선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민주당 김맹곤 시장을 필두로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재.보궐선거, 2018년 지방선거까지 4번에 걸쳐 내리 민주당 출신 시장이 선택됐다.

이 과정에서 허성곤 현직 김해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3선을 노리고 있다. 아울러 공윤권 전 경남도의원과 박성호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 송유인 김해시의회 의장이 현직 시장의 뒤를 이어 높은 지지율로 김해시장 출마에 힘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대선의 여세를 몰아 박영진 전 경남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해 박병영 전 경남도의원, 황전원 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박동진 GOOD개발그룹 회장 등이 예비후보 등록을 서둘러 마쳤으며, 이 밖에도 홍태용 김해갑 당협위원장, 김성우 김해을 당협위원장 등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현직 도의원들의 줄사퇴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지역 현직 도의원들의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잇단 사퇴도 눈에띈다.

지난 16일 열린 경남도의회 제39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는 한옥문(국힘, 양산1) 의원과 정동영(국힘, 통영1) 의원이 제출한 사퇴서가 의결됐다. 이들은 각각 양산시장과 통영시작에 도전할 계획이다.

박정열(국힘, 사천1) 의원 역시 17일 열린 경남도의회 제39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사직 의사를 밝히고 사천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 중 이정훈(하동), 황보길(고성2) 의원이 각각 하동군수와 고성군수에, 남택욱(창원4) 의원이 의령군수에, 김윤철(합천), 김재웅(함양), 강근식(통영2), 김일수(거창2) 의원 등이 자신의 지역구 시군장 출마에 마음을 두고 사임 시기를 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 의원 중에는 장종하(함안1) 의원과 빈지태(함안2) 의원이 함안군수에 출마하기 위해 당내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으며, 성연석(진주2) 의원은 진주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분위기다.

또한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당에 입당했던 김하용(창원14) 의장과 장규석(진주1) 제1부의장은 국민의힘과 합당 상황 탓에 지방선거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철우(무소속, 거창1) 의원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모든 정치적 직위를 내려놓겠노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제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자연인으로 다시 돌아갈려고 한다. 주위에서 ‘아직 더 해도 되지 않냐’라는 격려의 말씀을 많이 해주시지만 ‘박수칠 때 떠나라’는 명언이 있듯이 다소 아쉬움이 남는 지금이 떠나야 할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말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 포기를 선언한 강철우(무소속, 거창1) 경남도의원./경남도의회 제공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 포기를 선언한 강철우(무소속, 거창1) 경남도의원./경남도의회 제공

◆대선에서 붉게 물든 서부경남, 지선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1%도 안되는 표차로 정권교체가 일어났다. 더욱이 '보수 텃밭'의 신승을 보인 경남은 무려 20% 표차로 윤석열 후보에 표가 쏠리면서 보수 강세 지역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줬다. 특히 서부경남권을 중심으로 한 보수 결집은 향후 지방선거까지 강세를 이어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서부경남권 보수 정치세력의 움직임이 활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진보 성향의 정치세력에서는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후 더욱 행보에 신중함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 이후 기세를 이어가 '도지사 탈환' 등 지방정권 교체까지 내다보고 있는 한편, 국민의당과의 합당 과정이 남았고, 또 윤석열 당선인의 입김이 이번 지방선거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국힘 내부 공천과정에 혼란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지역 정당 관계자는 "여소야대였던 문재인 정권을 거쳐 온 국민들이 정치 균형을 바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오히려 민주당이 도시지역에서는 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했다. 이로써 경남 지역 지방선거의 판세는 어느 쪽으로 기울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에 총력전을 쏟아 부어야 하는 정가 분위기가 마련된 현 시점에서 앞으로 짧은 선거기간 동안 각 정당의 인물이 도민의 표심을 어떻게 자극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 본 후보자 등록은 오는 5월 12~13일 양일간 신청을 받는다. 이후 사전투표는 27~28일 오전 6시~오후 6시까지며, 본 투표일은 6월 1일 오전6~오후 6시까지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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