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산불’…진화는 ‘엉금엉금’, 범죄는 ‘훨훨’
입력: 2022.03.11 18:41 / 수정: 2022.03.11 18:41
울진산불 한 이재민이 임시 거주지역으로 가기전 간신히 건진 옷가지들을 비닐봉투에 넣어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다/울진=이민 기자
울진산불 한 이재민이 임시 거주지역으로 가기전 간신히 건진 옷가지들을 비닐봉투에 넣어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다/울진=이민 기자

[더팩트ㅣ울진=김채은 기자] 8일째 강풍을 타고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지역을 초토화 시킨 ‘울진산불’에 산림·소방·행정당국이 화마와 사투를 벌이며 혼란한 틈을 노려 사기, 절도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11일 울진군에 따르면 최근 울진군 공식 트위터 계정을 위장해 산불 피해자 돕기 성금을 받아 가로채려는 일당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해당 계정 프로필에는 버젓이 ‘울진군청’이라는 이름과 군청 건물, 로고 등이 떠 있고 모 인터넷 전문은행 이름과 계좌번호, ‘울진군민 화재 복지 모금’이라는 문구와 함께 "이번 재앙이 끝날 수 있도록 기도 한 번씩 부탁드리겠다"는 트윗 글도 올라와 있다.

사건 제보자 A씨는 "프로필에 적혀 있는 계좌로 송금을 시도했더니, 개인 이름이 떠서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제보를 접한 울진군은 "해당 계정은 울진군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누군가의 사기 행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중인 울진경찰서는 "해당 계정은 이미 폐쇄됐고, 해외 서버를 둔 사기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며 "추적이 쉽지 않지만 피해자가 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울진산불이 집어삼킨 한 주택/울진=이민 기자
울진산불이 집어삼킨 한 주택/울진=이민 기자

앞서 지난 7일 경북 울진경찰서는 산불 발생지역에서 주민이 대피한 틈을 타 봉사자 조끼를 입고 빈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려 한 혐의(야간주거침입 절도미수)로 B씨(40대·여)를 구속했다.

B씨는 산불이 시작된 지난 4일 오후 10시 30분쯤 자원봉사자로 가장해 산불 피해 지역 주택 2곳을 돌며 금품을 훔치려다 집주인에게 발각됐다.

경찰 관계자는 "산불 피해 지역의 혼란을 노린 범죄는 사회적 신뢰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구속수사 등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울진산불’ 대책본부는 이날 산불확산지역을 22개 구역으로 세분화하고 산림과 소방, 군, 공무원 등 진화인력 3080명과 특전사 200여명을 투입해 확산저지에 총력을 쏟고 있다. 8일째 이어진 울진산불의 진화율은 80%대이지만 재발화되는 지역이 많아 산림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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