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 북부권 개발 계획' 공무원, 퇴직 후 관련업체 고문 활동
입력: 2022.03.14 10:51 / 수정: 2022.03.14 10:51

명예퇴직 후 곧바로 개발 업체 고문으로 입사… 개발사업 '진두지휘' 의혹

인천시 2040 북부권 완충녹지 입(안)관련 주민 공람의견 도면. 인천시가 계획한 완충녹지 조성 계획(보라색)은 B도시개발 사업 예정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주민들은 인천시 완충녹지 계획이 B도시개발을 위한 특혜라며 녹지 조성 계획을 변경(초록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팩트DB
인천시 2040 북부권 완충녹지 입(안)관련 주민 공람의견 도면. 인천시가 계획한 완충녹지 조성 계획(보라색)은 B도시개발 사업 예정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주민들은 인천시 완충녹지 계획이 B도시개발을 위한 특혜라며 녹지 조성 계획을 변경(초록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팩트DB

인천시 "공직자윤리법 위반 맞다"… A씨 현재 근무중

시민단체 "박남춘시장의 보이기식 징계"

[더팩트ㅣ인천=지우현기자] 인천 북부권 개발계획 완충녹지 조성 사업이 특정 민간개발업체를 위한 특혜 의혹으로 불거진 가운데(더팩트 2월 25일자 보도), 해당 업체 고문이 인천시청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고문은 퇴직 후 3년 이내 직무와 관련된 업계에 취업해서는 안된다는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데다 인천시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눈감은 것으로 확인돼 시와 개발업체 간의 유착관계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1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20년 4월 인천시청 도시계획과 사무관(팀장)으로 있던 A씨는 명예퇴직을 하고 곧바로 B도시개발의 자문을 맡는 고문으로 입사했다.

B도시개발은 교통인프라 및 기반시설이 갖춰진 도시지역을 사업구역으로 선정해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다. 당시에는 북부권 도시개발을 위해 해당 지역 조합과 시행사 계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A씨가 근무했던 시 도시계획과가 당시 북부권 도시개발계획을 전담했던 부서라는 점이다. 고문이라는 직책이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경험으로 자문을 맡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A씨를 통해 시가 계획했던 핵심 정보가 B도시개발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일대에 '완충녹지선'을 지정했다가 해지한 뒤 B도시개발의 개발 부지를 에워싸는 완충녹지 계획을 다시 수립한 것도 특혜 의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오류·왕길동 주민들과 시민사회 단체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7년 수도권매립지 일대에 난개발 등을 막기 위한 '완충녹지선'을 지정했다.

그러나 어느 한 곳도 완충녹지가 조성되지 않고 지난해 초까지 순차적으로 해지됐다가 그해 8월 B도시개발의 개발부지를 녹지로 에워싸는 '완충녹지 조성 계획'을 다시 발표한 것이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에 따르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직원 등은 퇴직일부터 3년간 공직 업무와 관련된 기업 등에 취업을 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회사로부터 사직을 해야하는 것은 물론, 지자체 등에서 진행하는 법적 고발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인천시도 A씨가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공직자윤리위원회를 열었지만 진행과정이나 결과에 대해선 비공개 회의를 이유로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 단체는 A씨가 현재도 B도시개발 고문으로 있는 데다 시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해당 업체 개발부지를 녹지로 에워싸는 '완충녹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며, 보여주기식 징계절차로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과 함께 최종 승인권자인 박남춘 인천시장이 개입해 유착의혹을 해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인천시 도시계획과는 북부권 도시개발계획을 주도했던 부서인데 그곳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사무관이 퇴직 후 시행사 고문으로 입사했다는 것은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위법행위"라며 "공직자윤리위원회까지 열렸는데도 징계 절차가 없었다는 것은 인사권자인 박남춘 시장이 인사행정을 제대로 못했거나 보이기식 징계절차로 해당 사건을 덮은 것으로 봐야한다. 공식적인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A씨가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것은 맞다. 그래서 공직자 윤리위원회가 열린 것"이라면서도 "회의 내용 자체가 비공개라서 어떤 정보도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A씨가 현재도 B도시개발 고문으로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징계가 없었다고 유추할 수도 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상 어떤 정보도 알려드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수도권매립지 일대에 계획했던 '완충녹지선'의 설정과 해지 등의 정확한 이유에 대해선 "2007년 당시 수립된 완충녹지선의 모든 자료는 전산이 아닌 수기로 작성돼 있어 찾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한편 <더팩트>는 B개발 업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닫지 않았다.

infac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