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수년째 ‘섰다’ 도박…한판에 수십만원·수백만원까지 베팅
[더팩트 | 무안=홍정열 기자] 전남의 한 축협조합장과 임원들이 수년째 도박을 벌인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최근 본지 <더팩트>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목포·신안·무안축협조합장과 임원들 대다수는 지난 2018년부터 수년째 도박을 해왔던 사실이 드러났다.
<더팩트>는 제보자 A씨와 다수의 제보 내용을 토대로 1개월여 동안 취재한 결과 당시 도박이 실제로 이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이 현장에는 축협 직원 등이 배석해 뒷바라지했다는 증언도 나와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본지가 입수한 증거물은 도박 현장 사진 1개, 도박 영상이 담긴 동영상 9개를 포함해 모두 10개다.
도박 현장 영상에는 1만원권과 5만원권이 오간다.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풀베팅 방식으로 판이 이뤄졌다.
영상에는 조합장이 돈을 세면서 "이제 마흔개다"라고 말하자 옆에서 "이제 마흔개여"라며 호응하는 모습도 담겼다.
전남의 한 축협조합장과 임원들이 수년째 도박을 벌인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더팩트>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목포·신안·무안축협조합장과 임원들 대다수는 지난 2018년부터 수년째 도박을 해왔던 사실이 드러났다. /무안=홍정열 기자 |
이들은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때론 밤을 새워가며 도박판을 벌였다. 영상에는 오전 12시 36분에 찍힌 것도 있어 대낮에도 도박이 이뤄졌음을 입증하고 있다.
도박 장소는 무안군 관내 B모텔과 펜션을 이용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장소를 자주 옮긴 것은 단속의 손길을 따돌리기 위한 고도의 술책이라고 지적했다.
도박에 참여한 인원은 모두 6~7명이다. 이들 중 1000만원 이상 잃은 임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집합금지명령까지 무시해 가며 도박판을 벌여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주로 임원회의 끝난 후 도박판을 벌였다. 도박은 화투를 가지고 하는 이른바 ‘섰다’였다. ‘섰다’는 끗수가 높은 수를 가진 사람이 판돈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제보자 A씨는 "도박 현장에는 상무와 집행부 등도 있었다. 판돈이 떨어지면 돈을 빌려주곤 해서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당시 상황을 세세히 설명했다.
제보자 B씨는 "어떤 날은 밤을 새면서까지 많게는 수백만원의 판돈이 오갔다. 더 이상 조합장이 그런 짓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언론을 만나게 됐다"며 제보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축협조합장 M모씨는 "무슨 도박이냐. 전화 끊겠다"며 도박 사실을 부인했다.
지역 내 한 인사(59·남)는 "선출직 조합장이 그럴 수 있나. 만일 사실이라면 도덕적으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 임원들과 함께 그만큼의 벌을 받아야 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본지는 지난 2월 14일 <간부 돈 뜯어 감사·이사에 상납…목포무안신안축협 조합장 알았나>라는 제목으로 이 축협에 대해 단독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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