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I 광주=이병석 기자] 보이스피싱 현금 수금책이 경찰을 사칭한 사기범에게 도리어 당한 영화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25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10분께 전화금융사기 현금 수금책인 20대 후반의 A씨는 서구 화정동의 한 자동입출금 기기에서 거액의 돈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범죄 수익금 수천만 원을 공범에게 송금하는 중이었다.
바로 그때 이를 지켜보던 불상의 남성이 A씨에게 접근해 자신을 경찰관이라고 말하며 보이스피싱 혐의로 검거하겠다고 하자 A씨는 가지고 있던 현금 700만 원과 휴대전화를 그 남성에게 넘겼다.
하지만 돈과 휴대전화를 넘겨받은 남성은 A씨를 그 자리에 두고 나간 뒤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A씨는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돈을 송금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조사에서 자신이 총책에게 돈을 송금한 것은 맞지만 전화금융사기인 줄은 몰랐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구인·구직 업체에서 단순히 돈을 받아 전달하는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게 사칭 범행을 벌인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의 행방을 쫓고 있다. 아울러 A씨 역시 보이스피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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