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 공약이 쇼핑몰사업이냐…지역민심 ‘부글부글’
22일 전남 신안군 흑산도를 찾아 유세를 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발언을 두고 흑산도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흑산도 주민 20여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은 흑산주민을 더 이상 기만하지 말라”며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흑산=홍정열 기자 |
[더팩트 | 흑산=홍정열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면서 국민의힘 후보와 대표 등이 호남을 잇따라 찾아 ‘호남 홀대론'을 비판한 가운데 선거표만 얻으려는 '지역민심 갈라치기’라는 반발이 일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전남 신안군 흑산도를 찾아 "문재인 정부의 공약사항인 흑산공항 사업이 5년 동안 의지만 있었다면 최소한 첫 삽을 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함께 시작한 울릉공항과 달리 흑산공항이 첫 삽을 못 뜬 것은 이 지역 정치를 담아왔던 정당의 경쟁이 없어 제대로 할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정면 비판했다.
이 대표는 "흑산주민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질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 선거 이후 흑산공항을 주력사업으로 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윤 후보를 치켜세웠다.
이 대표는 또 지난 16일 윤 후보의 ‘광주복합쇼핑몰 유치’ 발언으로 광주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시민단체와 지역 토착 정치권이 쇼핑몰사업을 막고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며 "영호남과 지방,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윤 후보 지지를 당부한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발언을 둘러싸고 광주전남지역 주민들은 때 아닌 지역 내 민심 갈라치기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신안 흑산도 주민 20여명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은 흑산 주민을 더 이상 기만하지 말라’며 이준석 대표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흑산주민들은 "흑산공항을 추진키 위해 수년간 노력해 왔다. 단 한 번도 섬 주민 고통에 귀 기울이지 않던 제1야당이 이제서야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냐"며 "표를 위한 유람선 공약에 희생양이 되길 원치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의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에도 시민들은 한 국가의 대통령 후보 공약이 쇼핑몰사업이냐며 지역 민심을 이간질하고 우롱하는 처사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광주 전통시장 상인 박모씨(60)는 "대형상가건립에는 전국 어디서나 전통시장과의 찬반 논란이 있다. 통합과 상생을 외쳐야 할 대통령 후보가 느닷없이 광주 쇼핑몰을 거론하는 것은 광주민심을 갈라치기 하려는 편협한 생각"이라고 질타했다.
광주시민 정 모씨는 (42·용봉동) "평소 호남발전에 아무런 관심도 없던 국민의힘이 대선을 앞두고 지역 내 민심의 감정을 조장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80년 5월 독재자 전두환이 광주전남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은 것처럼 호남을 자신들의 정치노리개로 취급하는 저급한 행위"라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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