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m 조성에 1억원’…‘사람 잡는’ 안동시 웅부·문화거리
입력: 2022.02.15 13:56 / 수정: 2022.02.15 13:56

주민·상인들, "불편하고, 위험하다"…안동시, "일부 불편해도 강행"

안동시가 26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웅부 문화거리조성사업 조감도/안동=이민 기자
안동시가 26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웅부 문화거리'조성사업 조감도/안동=이민 기자

[더팩트ㅣ안동=이민 기자] "새벽에 좌회전하다 중앙화단 경계석에 타이어가 걸려 펑크가 나면서 큰일 날 뻔했어요."

안동시가 26억원을 들여 조성한 ‘웅부·문화거리’를 지나던 한 운전자가 펑크가 난 자신의 차를 보며 볼멘소리를 냈다.

경북 안동시가 수십억 원을 투입한 ‘웅부·문화거리 조성 사업’이 인근 소상공인들과 지역민의 안전을 위협해 논란이다.

15일 안동시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웅부공원과 구안동역사이 총 260m 길이에 2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는 6월 완공을 목표로 보행자 중심 도로를 만들고 있다.

10m에 1억원이 소요되는 이번 공사의 주요 내용은 기존의 도로 폭 7.5m에서 3.5m로 축소, 도로 중앙화단 설치, 소나무 가로수 식재 및 경관조명설치 등이다.

웅부 문화거리 조성사업 전 도로 폭은 7.5m였다./안동=이민 기자
웅부 문화거리 조성사업 전 도로 폭은 7.5m였다./안동=이민 기자

하지만 도로가 3.5m로 좁아져 갓길이 없어진 가운데 도로의 모양도 굽은 형태로 만들면서 갓길 주·정차도 안되며,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빈번해 인근 소상공인들과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시민 A씨(45·중구동)는 "새벽에 좌회전하다 중앙화단의 경계석에 타이어가 걸려 터졌다"며 "차가 전복되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상인 B씨(55·여·중구동)는 "하루에도 몇 번씩 좌·우회전하는 차들이 경계석에 바퀴를 긁고, 중앙화단을 타고 넘는 일이 발생한다"면서 "배달오토바이는 중앙화단에 걸려 넘어지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시내버스 기사 C씨(44·안동버스)는 "도로 폭도 좁은데 길까지 굽이지게 만들어 대형화물차나 버스가 다니기에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며 "소나무 가로수와 중앙화단에 조경수까지 심으면 교통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웅부 문화거리 조성을 하면서 도로 폭은 3.5m로 줄어들고, 굽은도로를 만들면서 크고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안동= 이민 기자
웅부 문화거리 조성을 하면서 도로 폭은 3.5m로 줄어들고, 굽은도로를 만들면서 크고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안동= 이민 기자

실제 현장에는 중앙화단과 도로 경계석에 타이어가 쓸린 자국이 수두룩했고, 중앙화단에는 차와 오토바이의 타이어 자국이 남아있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주민공청회를 두 번 정도 했지만, 인근 상가와 주민들의 참여가 미흡했었다"며 "상가와 주민들의 항의도 많고, 안전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업의 취지는 도심구간 30㎞를 유지하기 위해 굽은 도로를 만들었고, 웅부공원앞에 조성되는 공영주차장이 완공되면 갓길 주·정차의 필요성이 없어져 문제없다"고 답했다.

tktf@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