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특성화고 졸업생 중 4개 학교서 취업자보다 진학자 더 많아
충남 천안의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취업대신 진학을 선호하고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도교육청 전경. / 더팩트DB |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충남 천안지역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가 취업에서 진학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지역 6개 특성화고교 중 4개 학교의 경우 취업자보다 진학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공고는 382명의 졸업자 중 취업자가 142명, 진학자는 160명으로 나타났다. 천안상고도 298명의 졸업장 중 취업자가 67명, 진학자는 134명으로 취업자보다 진학자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천안제일고도 197명의 졸업자 중 취업자는 31명, 진학자는 96명으로 3배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성환고도 123명의 졸업자 중 취업자가 19명, 진학자는 72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병천고등학교는 143명의 졸업자 중 취업자는 57명, 진학자는 42명, 천안여상은 301명 졸업자 중 취업자 110명, 진학자는 102명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취업을 위한 직업 교육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특성화고등학교의 진학률 상승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사회적으로 고졸자에 대한 취업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졸 인력이 넘치는 상황에서 특성화고 출신에 대한 이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현장실습 사고로 기업의 특성화고 출신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아울러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이 일학습병행제 등 취업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적극 선보이며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손을 내밀자 좁아진 취업 대신 진학으로 선회하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아직 진학자보다 취업자가 많은 학교들도 향후 취업자보다 진학자가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병천고의 경우 2019년도에는 취업자가 101명, 진학자가 49명으로 52명의 차이를 보였지만 2020년도에는 39명, 2021년에는 15명으로 줄었다. 천안여상도 2019년 취업자가 7명 더 많았으며 2020년에는 14명, 2021년에는 8명 밖에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특성화고등학교의 높아지는 진학률이 기초산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현상이라며 우려를 표하며 취업시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특성화고등학교의 근본 목표가 취업이기는 하지만 진학을 하면 안된다는 제약이 있는 것도 아니다"며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했다 하더라도 결국 대졸과의 임금 격차, 관리자급 승진을 위해서는 언젠가는 대학에 진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 진학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사회 전반적으로 기능인들에 대한 처우가 열악해지는 만큼 기초산업을 지탱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과 함께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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