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여수=유홍철 기자] 전남 여수시의회가 집행부의 추경 예산으로 편성, 제출된 여수 국동~경도 연륙교 예산 72억 여원을 전액 삭감했다.
여수시의회 해양도시건설위원회는 9일 시가 제출한 '경도 해양관광단지 진입도로 개설 사업부담금' 예산 71억 7800만 원을 놓고 찬반 토론에 이은 표결 끝에 6대 3으로 원안 통과 의견 보다 삭감 의견이 많아 전액 삭감했다.
국동~경도 교량개설 사업 예산이 이날 해양도시건설위에서 삭감됐지만 오는 11일 예결위에서 되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수시의회 안팎에서는 여수가 지역구인 모 국회의원이 시의회 예결위 소속 일부 의원들에게 "경도 연륙교 사업은 (시민의 반대정서가 상당한) 레지던스와 별개로서 여수의 SOC라는 차원에서 찬성해줘라"고 찬성을 주문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예결위를 통과할 경우 시의원들이 각개 격파를 당한 상황을 감안하면 오는 15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는 무사 통과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같이 시의회가 연륙교 사업예산을 놓고 파열음을 일으키는 이유는 광양만경제자유구역청이 미래에셋 컨소시엄측 신청한 생활형 숙박시설인 레지던스 1,174실의 건축허가를 목전에 두고 시의회 차원에서 미래에셋측에 요구하고 있는 레지던스 사업 철회 또는 대폭 축소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마지막 압박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번 예산 심의에 앞서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는 8일 성명를 내고 "미래에셋은 (29층 5개 동 포함 11개 동 건설로 인해) 다도해 경관·조망권 훼손, 부동산 과잉 개발의 문제를 안고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 건립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여수상공회의소도 지난달 24일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여수경도해양관광단지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았으나 생활형 숙박시설인 레지던스를 건설하려는 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한다는 의심을 낳고 있으며 이는 지역사회의 여론과 주민들의 생활권을 무시하는 처사에 대해 분노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미래에셋측의 변심을 비판했다.
여수~경도 간 연륙교가 포함된 진입도로 예산은 총 1195억 원으로 이중 40%인 478억 원은 국비, 나머지 60%는 전남도와 여수시, 미래에셋이 각각 239억 원씩 부담하기로 했다.
여수시는 시 부담액 239억원 중 일부인 2022년도분 71억 7800만 원을 이번 2회 추경안에 편성, 시의회에서 심의중에 있다.
현재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조성에 1조 5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미래에셋은 관광시설 투자에 앞서 29층 5개 동을 포함한 11개동 1174실 규모의 레지던스 건립을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미래에셋 측은 최근 여수시의회에서 레지던스의 층수를 일부 낮추고 객실 규모를 줄이겠다며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시의회 상당수 의원들이 미흡하다며 거부하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이상우 의원과 서완석 의원 등은 "경도를 세계적인 해양관광단지로 건설한다는 사업주측의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을 반대할 의원은 아무도 없다. 교량건설도 마찬가지다. 다만 느닷없이 레지던스 사업을 끼워넣어 경도 일대 경관과 조망권 훼손, 레지던스 과잉 등의 여러가지 부작용이 예견됨에 따라 이를 제지할 수단으로 교량건설 예산안을 지렛대로 삼고 있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업자측에서 레지던스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리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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