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육사 안동으로‥지역 정치권 '발칵'
입력: 2022.02.04 16:37 / 수정: 2022.02.04 16:37

국민의힘 "안동시민에게 허언" vs 민주당 "명백한 흑색선전"...국방부 "묵묵부답"

안동시청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안동=이민 기자
안동시청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안동=이민 기자

[더팩트ㅣ안동·충남=이민 기자] "국방부와 협의도 없는 상황에 ‘이재명 후보의 육군사관학교(육사) 안동 이전’ 공약을 놓고 지역의 정치권이 성명전으로 맞붙었다."

안동의 한 정치권 관계자가 육사 안동 이전을 놓고 벌어진 정치권의 공방전을 두고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형국"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안동·예천 지역위원회는 4일 안동시청 앞에서 성명을 통해 "(김형동 의원이) 안동·예천을 지역구로 하고 있다면 육사의 안동 이전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먼저 밝히는 게 경북 북부권 지역민들에 대한 도리이다"고 지적하며 "(김형동 의원은) 편협한 지역주의와 흑색선전으로 대통령 후보의 발언을 허언으로 단정지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형동 의원이) 능멸이라는 매우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단어 사용으로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깎아내리는 데 급급한 태도는 비방을 넘어선 언어폭력에 가깝다"면서 "수십 년 지속된 동토에 지역발전 공약으로 겨우 꽃 한 송이 피우고자 하는데, 현 지역구 국회의원이 무참히 짓밟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허술한 논리로 국가균형발전을 무시하는 발언을 한 김형동 의원은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동당협회원들이 김형동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안동=이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안동당협회원들이 김형동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안동=이민 기자

이날 민주당 경북도당도 성명을 내고 "육사 지방 이전은 노무현정부 당시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주택난 해소를 위해 논의해 오다 지난 2020년 7월 더불어민주당에서 대규모 주택건설을 검토하면서 본격논의됐다"면서 "정치적 부담을 감내하면서 오랜 기간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을 지역구 국회의원이 버선발로 반기지는 못할망정 ‘헌우산’ 취급하며 그 모든 책임을 이재명 후보에게 덮어씌우려는 김형동 의원은 도대체 어느 지역 국회의원인가"라며 김 의원의 언행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 경북도당은 "2020년 8월 17일 육군사관학교 안동유치추진위원회가 발족해 전방위적 활동에 들어간 바 있으며 심지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시장후보로 나섰던 모씨 또한 육사 안동이전을 주장 한 바 있다"며 "국민의힘 김형동 국회의원은 어설픈 궤변으로 지역발전을 발목잡지 말고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좋은 정책과 비전을 내어놓기 바란다"고 질타했다.

이재명 대선후보가 설날인 1일 안동을 방문해 육군사관학교를 안동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을 발표했다./안동=이민 기자
이재명 대선후보가 설날인 1일 안동을 방문해 육군사관학교를 안동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을 발표했다./안동=이민 기자

앞서 이재명 후보는 설 명절인 1일 고향인 안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육사 안동 이전’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은 ‘경북 발전 7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후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은 ‘이재명 후보는 안동시민을 상대로 희망고문을 하려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임 시 육사를 경기도 북부지역으로 이전하기 위해 정부에 건의까지 한 바 있다"면서 "이 후보는 먼저 ‘육사의 경기도 이전이나 충남 이전은 없던 일’이라고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예(禮)의 고장 안동에서 안동과 경북북부 주민들을 능멸한 것이 된다"고 거칠게 반박했다.

국민의힘 김형동의원은 3일 성명을 통해 이재명 대선후보의 육군사관학교 안도이전 공약에 대해 비판했다./안동=이민 기자
국민의힘 김형동의원은 3일 성명을 통해 이재명 대선후보의 육군사관학교 안도이전 공약에 대해 비판했다./안동=이민 기자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 3일 충남도청 기자회견에서 "육군사관학교는 국가 균형발전, 국방교육의 연계성, 이전의 성공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충남 논산이 최적지"라며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육사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놓고 더 많은 토론과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남도와 논산시는 지난 2019년부터 서울 노원구에 소재한 육군사관학교 논산 이전을 추진, 육사 이전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현재까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안동지역 국민의힘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북 안동시 도산면 백운로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더니, 이번에는 안동 임청각을 찾아와서 육사를 이전한다고 했다"며 "충남에도 육사이전, 경기북부에도 육사이전, 이번엔 이육사가 태어난 안동에 육사이전 하는 것이냐"며 비꼬았다.

안동지역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공약률 96%대의 이재명 후보가 약속한 것이다"며 "반드시 육사는 안동으로 유치된다"고 장담했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현재 국방부와 어떠한 협의도 없는 상태에서 공약 한마디만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면서 "여·야 정치권에서 안동발전을 위해 나서다 보니 과열된 양상이다"고 말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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