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윤석열 징계 주도 및 김재호 판사 기소청탁 주장
2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박하영 차장검사는 전날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뉴시스 |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성남FC 후원금 지원 의혹 관련 수사를 지휘하던 박하영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박은정 성남지청장과 사건 처리 방향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가 검찰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박 지청장은 지난 2012년 나경원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남편인 당시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판사(현 서울고법 부장판사)로부터 기소 청탁을 받았다고 주장했던 대표적인 친여 성향 검사다.
2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박 차장검사는 전날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같은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생각했던 것에 비해 조금 일찍 떠나게 됐다"며 "더 근무할 수 있는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 봤지만 이리저리 생각해 보고 대응도 해 봤지만 방법이 없었다"는 내용의 글도 올렸다. 아울러 들국화의 '사노라면' 1절을 울먹이며 직접 부른 음성 파일도 함께 첨부했다.
박 차장검사는 그간 성남FC 후원금 지원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고 박 지청장에게 수 차례 보고했지만, 박 지청장이 계속해서 재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보완수사 요구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얘기다.
해당 사건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5~2017년 사이 성남시 정자동에서 기업들에 인허가를 제공하는 대신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기업 6곳으로부터 160억원가량을 지급받았다는 것이다.
박 지청장은 관련 내용을 문의하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성남지청이 입장문을 내 "성남FC 사건은 성남지청 수사과에서 수사를 진행해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했고, 경찰에서도 3년 3개월 동안 수사를 진행해 무혐의 불송치 종결한 사안"이라며 "수사 기록을 법과 원칙에 따라 검토 중이며 보완 수사 요구를 막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박 차장검사는 이날 오전에 정상적으로 출근했지만 오후에 갑자기 연차를 내고 조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인 친여 성향 검사로 분류되는 박 지청장은 지난해 이른바 '판사 문건'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를 주도했다. 2012년엔 김재호 판사의 기소 청탁 의혹을 제기한 뒤 휴가를 내고 잠적하기도 했다.
박 지청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꾸린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부단장을 맡았던 이종근 서울남부지검장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이 지검장은 과거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에서도 활동한 바 있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박하영 차장검사가 '제2의 대장동 게이트'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재수사 필요성을 수차례 피력하다 번번이 박은정 성남지청장에게 가로막혀 끝내 사의를 표했다"며 "권력형 비리 덮기이자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박 지청장이) 기소청탁이라는 거짓 의혹을 제기하고 도망이라도 갔는데 이제는 아예 당당하게 정치검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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