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장덕고 학생들, 근로정신대할머니 돕기 사업에 10년째 기부 ‘훈훈’
입력: 2022.01.14 15:13 / 수정: 2022.01.14 15:13
광주 장덕고등학교 학생 동아리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돕는 사업에 10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어 훈훈한 미담이되고 있다./근로정신대할머니를돕는 시민모임 제공
광주 장덕고등학교 학생 동아리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돕는 사업에 10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어 훈훈한 미담이되고 있다./근로정신대할머니를돕는 시민모임 제공

‘지역사회탐구동아리’, 2012년부터 후배들로 명맥 이어가며 매년 바자회 열어 시민단체에 수익금 기부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이 좀 있었습니다. 금액은 얼마 안되지만 할머니들이 사죄와 배상을 받을 수 있는 활동에 조그만 힘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등학교 학생들이 근로정신대 할머니를 지원하는 시민단체에 10년 동안 기금을 기부해 온 사실이 알려져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장덕고등학교 ‘지역사회탐구동아리’(회장 양민하)는 바자회를 개최해 모은 수익금 34만6,200원을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에 기부했다. 이 학교 ‘지역사회탐구동아리’가 바자회 수익금을 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고 있는 시민단체에 기부해 온 것은 올해로 10년째다.

‘지역사회탐구동아리’는 지난해 11월 교내에서 ‘근로정신대 돕기 바자회’를 열었다. 근로정신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홍보물을 직접 만들고, 취지에 마음을 보탠 학생과 교직원들로부터 물품을 기부 받았다. 여기에 동아리 회원들은 직접 디자인해 제작한 키링(열쇠고리), 가래떡과 같은 간식도 판매해 바자회를 풍성하게 꾸렸다.

인권‧역사 문제 등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모인 ‘지역사회탐구동아리’가 근로정신대 문제에 관심을 갖고 뜻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부터다. 일제강점기에 미쓰비시중공업으로 끌려가 강제노역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일본정부와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명예회복 투쟁을 본격화하고 있는 소식을 접하고, 소송에 힘을 보탤 방법을 찾아 나섰다.

동아리는 그해 근로정신대 문제를 주제로 초청 강의를 열고, 그 후속 활동으로 점심 시간을 이용해 사진 전시회와 함께 학생들이 직접 바자회를 개최해 모인 수익금을 첫 기부했다.

바자회는 여러 동아리 활동 중의 하나였지만 한 차례로 끝나지 않았다. 동아리를 이끌던 선배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동아리 지도교사도 학교를 옮겨가야 했지만, 동아리 1‧2학년 후배들이 자연스럽게 그 명맥을 이어왔고, 어느새 10년째에 이르렀다.

지난해 행사는 코로나로 인해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수업이 어려워 날짜를 잡기 어려웠던 데다, 수능 때문에 행사 중간에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는 등 여러 어려움이 겹쳤다.

근로정신대 이해를 돕기 위한 책을 찾아 소개하고, 가래떡 하나에 1천원, 호빵 1천500원 등 물품 판매에 나섰지만 예년 같은 분위기는 어려웠다. 행사를 기획한 동아리 부원들도 그렇지만, 애써 준비한 사정을 아는 선생님들도 많이 아쉬워했다.

양민하(2학년) ‘지역사회탐구동아리’ 회장은 "동아리 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교과서에서 한 줄 보는 정도로 넘어갔지 근로정신대에 대해 자세히는 몰랐다"며 "행사를 준비하면서 더 고민해 보고 공부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학생들의 소중한 뜻을 기부 금액이 많고 적은 것으로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느냐"며 "지역사회에서 관심 있게 이 사안을 지켜보는 청소년 들이 있다는 것에 더 할 수 없이 큰 힘을 얻는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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