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석 토닥토닥 이사장 "대통령님!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문제 꼭 살펴주세요"
  • 최영규 기자
  • 입력: 2022.01.13 09:02 / 수정: 2022.01.13 09:02
2017년 2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후보 시절 김동석 토닥토닥 이사장(오른쪽 두번째)과 아들 건우에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약속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토닥토닥 제공
2017년 2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후보 시절 김동석 토닥토닥 이사장(오른쪽 두번째)과 아들 건우에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약속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토닥토닥 제공

"대전시의 시민 기만과 우롱 두고 볼 수 없어"[더팩트 | 대전=최영규 기자]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이끌어낸 사단법인 토닥토닥 김동석 이사장은 최근 화가 치밀어 잠을 제대로 못 잔다.

전국 최초로 짓고 있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명칭에 '공공'이라는 단어가 빠지고 100억원의 기부금을 낸 기업 이름이 들어간다는 말을 대전시로부터 들은 뒤부터다.

병원장 임명 등 운영사항까지 기부금 업체인 넥슨과 협의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선 장애아들 건우를 볼 염치가 없다.

2013년부터 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위해 장애아동 가족들과 함께 뛰어온 김 이사장은 병원 건립의 필요성을 정치인들과 시민들에게 알릴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며 그 속사정을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김 이사장은 "이 기사를 문 대통령님께서 보시고 대전충남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문제를 꼭 살펴봐 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김동석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병원명에 '공공'이 빠지는 것을 언제 알았나?

지난해 11월 24일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운영에 관한 조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시 공무원이 병원 명칭은 '대전충남넥슨어린이재활병원'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넥슨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반납해야한다고 말해 그럼 협약서를 보여줘라 하니까 비밀유지 조항 때문에 보여 줄 수 없다고 했다.

사실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지역이 대전으로 확정됐을 때 언론 보도에 '대전충남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라고 칭하고 네이버와 다음 지도를 봐도 '공공'이란 단어는 없고 '넥슨'이 들어가 시에 물어보니 그렇게 정한 적이 없다며 시를 믿어달라고 했다. 그렇게 2년 동안 말하더니 갑자기 넥슨과 그렇게 협약을 했다고 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시가 그동안 시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 세부협약서 정보공개 청구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지난해 11월 24일 세부협약서 내용을 보여 주지 못한다는 공무원의 말을 듣고 다음 날 바로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그러나 12월 2일 영업상 비밀 등의 이유로 비공개 결정 통보를 받았다. 기부협약서에 무슨 영업상의 비밀이 있다는 것인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의신청을 했고 1월 5일 기간 연장 통보를 받은 상태다. 오는 14일 정보공개청구 심의위원회에서 공개/비공개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대전지역 6개 시민단체가 11일 시청 북문 앞에서 대전시의 대전충남어린이공공재활병원 공공성 훼손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대전=최영규 기자
대전지역 6개 시민단체가 11일 시청 북문 앞에서 대전시의 '대전충남어린이공공재활병원 공공성 훼손'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대전=최영규 기자

- 명칭 이외에 협약서에 대해 어떻게 알았나?

허태정 시장이 시정 결산 브리핑을 하면서 명칭 부분을 넥슨과 협의하고 만약에 안 되면 기부금을 돌려준다고 말한 날, 제보를 통해 협약서 안에 병원장 선임을 넥슨과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알게 됐다. 공공병원 기관장을 사기업과 협의하는 조항은 말이 안되는 것이라 생각해 시의원에게 말했더니 자신들도 모르는 내용이라며 그 뒤 확인해 의회도 알게 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협약서에 병원 명칭이나 운영위원회 참여를 보장하지 못하면 대전시가 100억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 넥슨과의 문제 외에 또 다른 문제점은 없나?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단순히 치료와 재활만 하는 곳이 아니다. 이 곳은 장애아동들의 교육과 돌봄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그런 모델을 만드는데 국가가 나서지 않았다. 장애아동 가족과 시민들이 돈을 모아 용역을 의뢰해 운영 모델을 만들었다. 국민을 돌보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그 의무를 국민에게 떠넘기지 않았으면 한다.

- 문재인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통령께서 아들 건우의 이름을 부르면서 병원 건립 약속을 한 끝에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이제야 만들어지지만 제대로 만들어졌으면 한다. 장애아동들의 생명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을 세우는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 제 때, 제대로 치료와 재활, 교육과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병원 완성의 그 날까지 꼭 살펴 봐주시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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