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붕괴사고 HDC현대산업개발…1군 브랜드 명성도 덩달아 ‘와르르’
입력: 2022.01.12 09:51 / 수정: 2022.01.12 10:23
11일 오후 발생한 붕괴사고로 외벽이 무너져내린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뉴시스
11일 오후 발생한 붕괴사고로 외벽이 무너져내린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뉴시스

예비입주자들 “환불해라” “무서워 못 살겠다” 항의 폭주, 광주시 HDC 모든 현장 ‘공사중지 명령’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조성하는 현대아이파크는 광주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브랜드다. 11일 오후 붕괴사고가 발생한 화정현대아이파크(서구 화정동)도 예외는 아니다.

2019년 1순위 청약결과 43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2만9261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67.58대 1'를 기록했다. 당시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2단지 전용면적 84㎡D타입의 경우, 31가구 모집에 3350건이 접수돼 '108.06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019년 6월 당첨자 발표 당시 공개된 평(3.3㎡)당 분양가 또한 광주 아파트 분양 최고 기록인1631만원에 달해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부채질 한다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붕괴사고로 시민들에게 신뢰받던 1군 브랜드 명성도 함께 ‘와르르’ 무너졌다. 지난 해 6월 17명의 사상자를 낸 학동 철거 참사 이후 7개월 만에 또 다시 전근대적인 재난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직 사고원인이나 경과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시공 전문가들은 강풍이 몰아치는 영하권의 날씨에 콘크리트 타설을 강행하며 빚어진 사고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콘크리트 양생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타설 압력을 이기지 못해 무너진 붕괴사고라는 추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분석들을 종합해보면 부실시공이 빚은 인재일 확률이 높다. 현재 6명의 근로자가 실종상태에 있고, 또 추가 붕괴위험까지 감지되고 있어 이번 사고 또한 대형 참사로 확대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입주를 기다리고 있던 예비 입주자들의 충격과 공포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입주자들은 카카오 오픈 채팅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사건 경과를 공유하거나 불안감을 호소하며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이다.

입주민들은 "프리미엄을 주고 들어왔는데 너무 속상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 "무서워서 못 살겠다", "부수고 다시 시공해라", "현대산업개발이 책임져라", "환불 반드시 필요하다" 등 시공사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당장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공정에 차질이 빚어질 게 불 보듯 빤하며, 현대 측이 이번 사고를 어떻게 수습해갈 것인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워낙 대형사고인데다 예비 입주자들의 불만이 거세게 일고 있어 자칫 경영에 큰 타격을 입힐 상황으로까지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광주시는 12일 HDC현대산업개발이 지역 내에서 진행하는 모든 공사를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건축·건설현장 사고 방지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본부장은 시장이 직접 맡았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모든 건축·건설 현장을 일제히 점검할 계획이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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