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종태 서구청장 “풍부한 정책 경험 살려 ‘대전경제 대전환’”
  • 김성서 기자
  • 입력: 2022.01.11 10:09 / 수정: 2022.01.11 10:09
장종태 서구청장이 10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대전경제 대전환이라는 새로운 길에 나선다고 밝혔다. / 대전 서구청 제공.
장종태 서구청장이 10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대전경제 대전환이라는 새로운 길에 나선다고 밝혔다. / 대전 서구청 제공.

“두 차례 민선 구청장 지내며 원 없이 일해…균형발전·자치분권 보람”[더팩트 | 대전=김성서 기자]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은 2014년 첫 당선 후 재선 구청장을 지냈다. 공무원 출신의 지자체장이라 ‘꽃길’만 걷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을 법 하지만 가난하고 힘겨웠던 어린 시절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대신한 뒤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장 청장이 오는 14일 퇴임해 ‘대전경제 대전환’이라는 큰 비전으로 민선 8기 대전시장에 도전한다. 장 청장은 10일 <더팩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예고한 만큼 그 어느 해보다 감회가 새롭고, 한 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고 했다.

40여년간 몸담아 온 공직에서 잠시 떠나게 된 장 청장은 ‘균형발전’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았다. 그는 "지역 간 형평성에 맞는 발전이 이뤄지고 있어서 다행이다. 또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자치분권의 기본 틀을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반면 시·국가와 연계된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고 회상했다.

출마 선언에서 ‘경제시장’을 천명한 장 청장은 자신의 장점에 대해 "정책을 수립하고 신속하게 결정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들었다. 장 청장은 "구민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있다. 제가 사퇴한다고 대전을 떠나거나 그렇지 않고, 지역에 언제 어디서든 어떤 형태로 있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장종태 청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8년간 구정을 맡아오면서 느낀 소회는 어떠신지?

벌써 마지막 해를 맞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민선 6·7기 대전 서구는 도전과 성취, 보람과 아쉬움이 교차한 8년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구정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48만 서구 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의료진은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상당수는 막다른 길에 몰리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였지만 주민들께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고,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준 덕분에 단계적 일상 회복, 위드 코로나의 희망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또 대전 서구 1000여 공직자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역 숙원사업을 하나둘씩 해결하고, 공약사업을 충실히 이행하는 등 구정 여러 분야에서 값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이었지만 위기에서 빛을 발하는 서구민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뿌듯함을 느낀다.

-그동안 구청장직에 있으며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무엇인지?

지난해 우리 서구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관 기초단체장 공약 평가에서 2016년부터 6년 연속 최우수(SA) 등급을 받아 공약 실천 의지와 실행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는 대전에서는 유일하며, 전국 지방정부 중에서도 손꼽힐만한 특별한 기록이다.

민선 7기 74개 공약사업 가운데 68개 사업을 지난 연말 마무리해 완료율 91.9%를 기록하고 있으며, 나머지 6개 사업도 정상 추진 중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부 사업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공약은 구민과의 소중한 약속인 만큼 끝까지 지킨다는 신념으로 전 직원이 쉼 없이 노력하고 있다.

둔산권을 중심으로 한 신도심과 도마·변동, 가수원·기성동 권역의 원도심의 균형 발전을 추진해 나간 것을 보람으로 생각한다. 완료한 공약 중에 ▲서구 어르신 청춘회관과 보훈회관 건립 ▲아동친화도시 조성 ▲둔산권 창업타운 조성 ▲갈마동복합커뮤니티센터 설치 등을 잘 마무리했다고 꼽을 수 있다.

-3선 도전이 아닌 시장 출마라는 결단을 내리게 된 중요한 계기는 어떻게 되는지?

우선 대전의 현재, 이대로 ‘괜찮은 건가’라고 진단과 평가를 해봤다.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전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민주당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은 대전 상황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지역 사회 곳곳에서 ‘대전시정이 이대로 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문제 의식을 지닌 분들을 중심으로 오래 전부터 대전시장 출마를 권유해왔고 고심 끝에 결단을 내리게 됐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 이전 등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대전시정을 보면서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 책임있게 나서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

대전은 10년 가까이 인구 감소와 함께 뚜렷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채 정체 상황에 놓여 있다고 판단한다. 이제 변화해야 하고 시민들도 적극적이고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를 요구하고 있다. 변화와 혁신의 요구는 때를 놓쳐선 안 된다. 큰 흐름에 때를 맞춰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시정 추진 과정에서 시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돌파하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장종태 서구청장이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대전경제 대전환이라는 새로운 길에 나선다고 밝혔다. / 대전 서구청 제공.
장종태 서구청장이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대전경제 대전환이라는 새로운 길에 나선다고 밝혔다. / 대전 서구청 제공.

-대전시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이고, 그 해결 방안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언제부터인가 대전이 패싱되고 소외받으며 지역적으로 밀리고 있다. 무엇이 패싱이고 어떤 부분에서 밀리는지 이 자체를 모르는 것이 큰 문제다. 결국 정확하게 진단한 이가 제대로 된 처방전까지 내놓을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전환의 시기에 대전의 현주소가 어디에 와있는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총체적 위기에 빠진 대전의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된 진단이 필요하다.

먼저, 교통으로 발전한 도시, 국토 중심지로 고속도로와 KTX, 영호남으로 가는 길목이 언젠가부터 대전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서대전역이 패싱을 당하면서 주변 지역 발전이 상당히 지체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사업 역시 트램으로 변경한 후 아직 첫 삽도 못 뜨고 있다.

과학도시라고 하는데 대덕특구내 연구소 본원은 대전에 있지만 분원이 대구, 광주, 울산 등 전국 곳곳에 산재하면서 경쟁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어느 지역은 대전보다 더 고부가가치를 연구하고 있다. 대덕특구가 껍데기만 남은 연구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K-바이오랩 공모사업 탈락 사례에서 보듯이 결코 대전이 과학도시 경쟁에서 예전과 같은 월등한 위치를 갖고 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행정도시라는 대전의 위상은 이제 세종시 ‘행정수도’에 가려 점점 그 빛을 잃고 있다. 향후 세종시와의 역할 분담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교육 분야도 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대전이 큰 도전에 직면해 있는데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헤쳐 나갈 리더십과 비전이 잘 보이질 않고 있다.

-현역 시장과의 당내 경선을 준비해야 하는데, 경선 승리를 위한 전략은?

전략이 비결이 따로 있을 수 있겠나 싶다. 우선 시민들에게 장종태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해 왔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도덕성과 리더십이 있는지 소상히 알리고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이 지난달 7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장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다. / 대전 = 김성서 기자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이 지난달 7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장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다. / 대전 = 김성서 기자

-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극복할 복안은?

현재 시점에서는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하지만 저의 강점은 오랜 기간 주민과 직접 마주하는 현장에서 지냈다. 대전지역 현안과 시민의 마음, 요구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신문배달, 소년공, 검정고시를 거쳐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민선 6·7기 재선 구청장까지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업무 역량을 검증 받았고 정치력도 인정받았다. 시민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공직자를 비롯한 각계각층과 활발한 소통과 통합의 정신으로 지역 발전을 이끌어 갈 자신이 있다.

지난 두 번의 구청장을 지내는 동안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주관한 공약 이행 평가에서 6년 연속 최우수등급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충청권 기초단체장 중 유일하게 한국지방자치대상을 수상했다.

이는 시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강력한 추진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다. 흙수저 출신 장종태의 지난 경력과 약속하면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라는 점에 대해 시민들이 공감하고 평가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 주요 경력이 대부분 서구지역에 국한돼 원도심 등에 대한 정책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직 일도 제대로 시켜보지도 않고 ‘부족하다’라고 하는 것은 좀 섣부른 판단일 것 같다. ‘그러한 우려는 기우(杞憂)다’ 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린다.

제가 구청장 8년 재임기간 중 가장 역점을 둔 분야가 바로 서구내 균형 발전이었다. 둔산권을 중심으로 한 신도심과 도마동, 변동, 가수원동, 기성동 등의 원도심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데 힘을 기울였다. 서구 원도심의 경우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미니 신도시급의 인구가 집중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전시의 경우 원도심 재개발 사업 못지않게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는 혁신성장거점지구를 지정하고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 특히 대전은 연구기관들이 밀집해있어 강소기업과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기술을 지원·이전할 수 있는 특장점이 있고 이를 활용한다면 대전의 경제구조를 새롭게 재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과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상권을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사업을 과감히 시행해야 한다.

- 오는 14일 구청장 사퇴 후 공식적인 계획은?

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구청장직을 물러난 다음 날 15일 도솔다목적체육관에서 저를 지지하는 당원들과 함께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1월 22일에는 배재대학교 21세기관에서 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에세이로 엮은 '신문 배달 소년 장종태의 꿈과 도전'(부제-대전경제대전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출판기념회를 계획하고 있다. 또 자문교수단과 각계 전문가를 중심으로 민선8기 대전시정에 대한 비전과 세부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

- 구민 및 시민들에 대한 한마디는?

서구청장으로서 8년은 서구민과 대전시민 덕분에 잘해 낼 수 있었고 행복했다. 그 감사함을 잊지 않고 가슴 깊이 새기겠다. 초심으로 돌아가 대전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뛰는 것으로 보답 드리겠다.

사실 어린 시절을 무척 가난하고 힘겹게 보냈다. 먹고 사는 생계를 늘 걱정해야 했다. 시골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 대전으로 이사 와 10대 대부분의 시간을 신문배달, 축구공 공장 소년공, 호텔 종업원 등 생업 현장에서 보냈다. 중·고등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검정고시를 통해 졸업을 대신했다. 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뒤 30여년 간 공직자로 생활했고, 재선 구청장을 역임했다.

대전이 저에게 큰 은혜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늘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공직에서 쌓아온 모든 역량을 대전 발전에 바치기 위해 이 길을 선택한 것이다. 지금보다는 더 나은 대전, 더 행복한 시민, 미래 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대전을 만들고 싶다. ‘대전경제 대전환’이라는 큰 비전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각오의 말씀을 드린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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