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수살인’의 모티브, 50대 무기수 ‘무죄 선고’…진술 번복 배경은?
입력: 2022.01.11 08:05 / 수정: 2022.01.11 08:05
50대 무기수 이 모씨가 의성지원을 나서고 있다./의성=이민 기자
50대 무기수 이 모씨가 의성지원을 나서고 있다./의성=이민 기자

장기간 수감생활위한 금품마련 목적…"수사 경찰이 5000만→3000만원지급 약속 어겨 진술 번복"

[더팩트ㅣ의성=이민 기자] 법원이 영화 ‘암수살인’의 모티브가 된 50대 무기수 이 모 씨가 교도소 수감 중 자백을 해 세상에 알려진 서울 미아동 여성 2명 살인미수 사건에 대해 ‘증거 불충분’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 무기수의 자백과 진술을 번복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무기수(56)는 18년 전인 2004년 서울 ‘부녀자 살인’,‘전당포 연쇄 살인’으로 두 번의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이후 2012년 이씨의 공범이 교도소에서 간암으로 사망하기 일주일 전 자신을 수사한 경찰에 양심고백을 하면서 2004년 범행 후 사흘 뒤 서울 미아동 여성 2명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하려 한 2건의 추가 범행 사실이 세상에 드러났다.

50대 무기수 이 모씨가 의성지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의성=이민 기자
50대 무기수 이 모씨가 의성지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의성=이민 기자

경찰의 설득에 이씨는 2004년 8월 19일 새벽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귀가하던 20세 여성을 흉기로 6차례 찔러 중상을 입히고, 인근 주택 골목에서 18세 여성을 18차례 찔러 살해하려 했다며 자신의 범행 사실을 자백했고, 6년간의 수사를 통해 검찰은 명일동 사건은 불기소, 미아동 살인미수에 대해 공소시효 만료 5일을 앞둔 2019년 8월 이씨를 기소했다.

재판은 3년에 걸쳐 이어져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씨의 자백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10일 대구지법 의성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사건 당시 목격자 조모씨가 진술한 가로등 불빛에 비친 범인의 인상착의와 이씨와 함께 복역한 2명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160~170㎝의 키와 당시 나이, 인상착의가 이씨와 일정 부분 일치한다"고 했다.

이어서 "당시 수사경찰이 무기수인 이씨에게 장기간 수감생활을 위한 금품 5000만원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자백을 유도한 점, 이후 경찰이 금품을 3000만원을 제공하겠다고 번복하자 진술을 바꾼 점, 또 경찰이 약속한 금품을 제공하지 않자 무죄를 주장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목격자 등이 진술한 범인의 인상착의가 이씨라고 판단할 근거가 없다"며 "장기간 수감 생활에 필요한 금품을 마련하기 위한 진술이라는 점에서 신빙성이 없고, 자백의 객관적 합리성이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대구지검 의성지청은 판결문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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