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l 의정부=박민준 기자] 경기 의정부시가 최근 많은 예산을 들여 교체한 고성능 교통CCTV카메라가 전혀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담당 공무원은 카메라 교체 후 영상 제공이 안 되자 또 다시 프로그램을 바꿀 계획을 하고 있어 공무원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혈세가 이중으로 낭비될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교통정보CCTV는 국내 포털사이트와 연계해 '교통정보CCTV' 또는 ‘교통정보’ 등을 검색하면 나타나는 지도안에 표시된 카메라를 클릭하면 그 곳의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설치한 교통 편의제공 목적의 카메라다.
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의정부시는 지난해 11월 실시간으로 교통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설치된 교통정보CCTV카메라 일명 포지셔닝카메라 26대와 교차로감시용 사고감시카메라 26대 등 총52대를 ‘노후화‘ 등의 이유로 교체했다. 교체 비용은 총 1억9800만원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카메라 교체 전까지 포털사이트에서 아무런 이상 없이 제공되던 실시간 교통상황 영상이 교체 직후인 지난해 11월 이후부터 아예 먹통이 돼버렸다.
많은 예산을 들여 설치한 고성능 카메라들이 무용지물이 돼버린 셈이다.
주민 김모(53)씨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포털을 통해 실시간으로 교통상황 영상을 제공받아 운전하는데 도움을 받았으나 갑자기 영상제공이 되지 않아 의정부 시내 교통상황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취재결과, 교체된 고성능 카메라는 디지털 방식인 반면 기존 설치돼 있는 프로그램은 디지털 방식을 지원하지 못해 영상 송출이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 담당 공무원은 "영상 지원이 안 될 줄 몰랐다"며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로 교체하면 영상이 나올 줄 알았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그는 이어 "영상을 구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방법을 찾지 못 한다면 프로그램을 최신 버전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수억원을 들여 설치하고도 제기능을 못하는 고성능카메라를 정상화하기 위해 또다시 사업비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어서 이중 혈세 낭비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의정부시는 4억여원을 들여 버스정보시스템(BIS)을 업그레이드한 지 2년밖에 안된 지난 해 12월 또 다시 2억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같은 내용의 사업을 사업명칭만 슬쩍 바꿔 추진해 혈세 낭비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의정부시의 정보통신 분야 사업에 대해 납품된 정보통신 장비의 정상적 작동 및 혈세 낭비 여부 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