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에 전 재산 기부한 함정옥 선생·이현주 여사 별세
입력: 2022.01.03 15:29 / 수정: 2022.01.03 15:29
왼쪽부터 故 학송(學松) 함정옥 선생과 故 이현주 여사 /충남대 제공
왼쪽부터 故 학송(學松) 함정옥 선생과 故 이현주 여사 /충남대 제공

"봉사만큼 가치 있는 것이 학생들 돕는 것...돈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 위해 기부"

[더팩트 | 대전=최영규 기자] 인재 양성을 위해 써 달라며 충남대학교에 전 재산을 기부한 함정옥 선생, 이현주 여사가 큰 울림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충남대는 지난 1일 함정옥 선생이, 이튿날인 2일에는 이현주 여사가 별세했다고 3일 밝혔다.

고(故) 학송(學松) 함정옥 선생(향년 88세)은 지난 2014년 자신이 살고 있던 약 9억5000만원 상당의 대전시 서구 도마동 토지와 건물을 충남대에 기부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충남대 재학생 3명의 학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실향민으로 일찍 부모님을 여읜 함정옥 선생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의사의 꿈을 접어 고등학교만 마치고 군대에 다녀온 뒤 공채시험을 통해 공무원이 됐다.

이후 충청남도, 에너지관리 공단 등에서 30여년 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이후로는 적십자사의 응급처치, 호스피스 활동 등의 봉사를 했다.

생전 함정옥 선생은 2014년 자신의 전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하며 "다른 사람을 위한 봉사만큼이나 가치있는 일이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얼마 남지 않은 나머지 인생이지만 인생의 후배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고 이현주 여사(향년 56세)는 지난해 11월 18일, 자신의 전 재산인 아파트와 예금 등 총 10억원 상당을 충남대에 기부하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다.

이현주 여사는 대전지역의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2020년 9월 췌장암 진단을 받은 뒤 충남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입원 중에도 나아지지 않는 병세에 자신의 재산을 대학에 기부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 충남대 발전기금재단에 먼저 연락을 해 왔다.

이현주 여사는 자신의 전 재산인 대전 유성구 노은동 아파트와 예금 등 총 10억원 상당의 전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할 것을 유언장에 남기며 자신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알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 여사는 유언장을 작성하며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아 충남대에 장학금을 기부하겠다고 다짐했다"며 "몸이 아픈 뒤 생각하니 대학에 기부해 한 명이라도 좋은 인재를 배출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학생들에게 "어렵게 모은 돈으로 만든 장학금이야.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돼야 해. 정말 열심히 해야 해"라는 말을 남겼다.

충남대는 두 기부자의 장례 절차를 진행해 이현주 여사는 대전시 동구 추동에 마련돼 있는 추모공원에 모실 예정이다.

이진숙 총장은 "함정옥 선생님과 이현주 여사님의 기부는 충남대는 물론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셨다"며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충남대에 전 재산을 기부하시며 훌륭한 인재를 양성해 달라고 말씀하신 숭고한 정신을 영원히 기리겠다"고 말했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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