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위기 광주 MBC 프리랜서 노동자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입력: 2021.12.28 16:34 / 수정: 2021.12.28 16:34
광주MBC 프리랜서 노동자 해고대응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이 28일 오전 광주MBC 사옥 앞 광장에서 부당해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보장을 촉구하고 있다./광주=박호재 기자
'광주MBC 프리랜서 노동자 해고대응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이 28일 오전 광주MBC 사옥 앞 광장에서 부당해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보장을 촉구하고 있다./광주=박호재 기자

28일 기자회견 열고 고용보장 촉구…28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운동으로 번지며 파문 확산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경영난을 이유 삼은 광주MBC의 프로그램 축소 개편에 따라 해고위기에 놓인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반발 파문이 시민사회 연대운동으로 불길이 번지면서 확산되고 있다.

‘광주MBC 프리랜서 노동자 해고 대응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준)’(이하 시민사회모임)이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MBC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고용보장 대책을 촉구했다.

시민사회모임에는 광주청년유니온,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방송작가유니온 등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정당 등 28곳이 참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 단체들은 "광주MBC의 개편 과정에 MBC에서 일하던 아나운서, 리포터, 작가 등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해고위기에 놓여져 있다"며 "이들은 사실상 명확한 업무지시를 받고 상시 출퇴근을 하며, 고용된 정규직 노동자와 같이 일했음에도 고용형태가 프리랜서 계약으로 노동법상의 권리 및 지위를 보장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프로그램이 개편될 때 마다 많은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게 관행처럼 여기는 이러한 편법 고용은 근절해야할 때"라고 말하며 "최근 방송사들이 프리랜서 노동자들을 근로기준법의 노동자와 똑같이 일을 시키면서도 프리랜서 계약을 맺는 고용관행에 책임을 묻는 판결이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왜 광주MBC는 이에 역행하는가"라며 규탄했다.

고용보장 촉구 연대운동에 동참한 시민사회단체혐의회 박재만 회장(가운데)이 고용보장을 촉구하고 있다./시민사회모임 제공
고용보장 촉구 연대운동에 동참한 시민사회단체혐의회 박재만 회장(가운데)이 고용보장을 촉구하고 있다./시민사회모임 제공

이들은 광주MBC의 이번 프로그램 개편과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번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경영 일선에 있는 주요 간부들이다"고 강조하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오히려 제작 여건을 개선하고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여 좋은 컨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프리랜서 노동자들은 기계가 아니다. 매년 개편 철마다 버젓이 이루어지는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해고 관행을 이제는 멈추고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로그램이 폐기돼 해고 당사자가 된 ‘황동현의 시선집중’ 작가는 "황동현의 시선집중 스텝들은 최소 4년에서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일했지만 고용보장의 대책 없이 해고 통보를 받았고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정당한 절차가 없었고 명확한 이유에 대해서도 들을 수 없었다"며 "광주MBC는 SNS와 보도자료를 통해 이러한 일들이 알려지자 고용대책을 마련해보겠다는 답을 들었고 콘텐츠본부장과 두 번이나 고용대책에 대해 논의했지만, 제대로 된 대책에 대한 고민이 부재한 상태"라며 분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김현 사무국장은 "저널리즘이 지켜야 할 중요한 원칙은 소외된 약자의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지역의 대표적인 공영 언론사인 광주MBC는 프리랜서 노동자에 대한 해고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광주MBC를 포함한 많은 방송국들이 관행처럼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편법고용 후 쉽게 해고하는 것은 사회 모순을 줄여가는 방송국의 역할에 부합하지 않다"며 "지역방송의 본연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시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8일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사회모임이 광주 MBC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며 김낙곤 사장 면담을 요청했다. /시민모임 제공
28일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사회모임'이 광주 MBC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며 김낙곤 사장 면담을 요청했다. /시민모임 제공

방송작가유니온 김한별 지부장은 "최소 4년에서 10년 넘게 광주 MBC의 정규직 직원의 상시 업무지시를 받아온 해고당사자들은 명백한 근로자"라고 말하며 "방송사의 방만한 경영으로 악화된 재정책임을 프리랜서의 해고와 임금삭감으로 막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용관 이사장은 "광주MBC의 시대착오적이고 일방적인 프로그램 폐지와 그에 따른 스태프들의 부당해고를 즉각 중지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공영방송이 상업주의 방송을 좇아 시청률이 낮다는 핑계로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폐지하고 스태프를 대량 해고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지역공동체와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세상 만들기를 선도하는 공영방송인 광주MBC가 방송국 내 가장 취약한 비정규직, 프리랜서의 생존권을 위협하면서 어떻게 경영정상화를 이룰 것인가"라며 광주MBC를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모임은 항의서한과 면담요청서를 광주MBC측에 전달하였다. 이들은 항의서한을 전달하며 "광주MBC 김낙곤 사장이 책임 있게 나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문제의식과 요구에 대해 답변을 듣기 위한 면담을 이번 주 금요일에 개최할 것"이라고 향후 일정을 밝혔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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