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가 겸직이 금지된 이장을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해 논란이다. 안동시청 웅부관 전경 /안동=황진영 기자 |
안동시, "별도 결격사유 없다"... 타 지역, ’있을 수 없는 일’
[더팩트 | 안동=황진영 기자] "전국적으로 마을 이장 이권개입, 갑질, 완력행사 등 논란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국가기관 또는 공공단체에 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이중 취업을 했다."
경북 안동시가 겸직이 금지된 이장을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해 논란이다.
14일 제보자 A씨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안동시는 공고를 통해 지역 내 읍·면·동 단위 ‘2021년 산불감시원 및 드론 산불감시원’ 170명을 채용했다.
이 과정에서 안동시 예안면의 한 마을 이장 C씨가 채용됐다. 타 지자체와 달리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리·통장을 채용한 석연치않은 행정인 셈이다.
A씨는 "타 지역의 경우 ‘취업 취약계층’ 등 우대사항이 있지만, 안동시는 이마저도 없었다"며 "취약계층을 우선순위로 두는 기간제 채용이 공정성과 형평성에 어긋나다 못해 이장 특혜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 정보를 가장 우선으로 접하는 마을 권력의 상징인 이장의 겸직이 온갖 편법과 불법으로 이어질 경우, 취약계층과 격차 발생은 불 보듯 뻔하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산불감시원으로 활동하는 지역이 이장의 마을이 아닌 다른 마을에 출근해 내년 중순까지 일한다"며 "이장이 산불 감시하는 동안 마을주민의 행정은 공백 상태인데도 월급은 꼬박꼬박 받는다"고 지적했다.
지원 자격 제한(결격사유)에 통·리장에 관한 문구 조차 없는 안동시 공고문(사진 위)과 통·리장 신분으로 지원자격 제한을 명시해 놓은 타 지자체 공고문(사진 아래) 모습 / 안동=황진영 기자 |
이와 관련 ‘안동시 이장 임명 및 통·반장 위촉 등에 관한 규칙’에도 이장의 겸직과 관련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지역민들은 ‘이장 호주머니 채우기 혈안인 안동’, ‘정신문화의 수도 낯 뜨겁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시민 정 모(50·북후면)씨는 "안동시가 각 마을 이장들의 호주머니 채워주기에 혈안인 꼴이다"며 "이장은 준공무원과도 같은 신분으로 겸직이 불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채용할 수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분개했다.
또 다른 시민 황 모(38·수상동)씨는 "한국정신문화 수도라는 본 모습을 기대하고 안동으로 이사 왔지만 전형적 졸속·탁상 행정과 토착세력들의 행태를 볼 때마다 정신나간 수도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이장 겸직과 관련된 규칙과 결격사유는 별도로 없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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