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치 못한 순천시의회 의장 자진 사퇴 촉구 기자회견
입력: 2021.12.08 19:27 / 수정: 2021.12.08 19:27
순천시의회 김병권 의원이 허유인 현 의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유홍철기자
순천시의회 김병권 의원이 허유인 현 의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유홍철기자

기자회견 김병권 의원, 기자들 제한적 참여와 관련 법 인용 꼼수, 견제 없는 의정활동 지적받아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김병권 순천시의회 의원은 8일 오전 순천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허유인 현 의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김 의원의 사퇴요구 이유는 "허 의장이 ‘의안접수 다음날 (의회에) 회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허 의장 재임 기간동안 제출 또는 발의된 총 11건의 의안이 이 규정을 따르지 않아 ▷직권남용 ▷직무유기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말하며 자진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김의원이 인용한 회의규정의 견강부회식 인용 ▷제한적 언론인 참석 유도 ▷김 의원의 견제와 균형 사라진 의정활동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기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떳떳치 못한 기자회견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안의 접수 및 회부 등에 관한 규정’의 제6조(회부시기)에 따르면 "의안은 접수된 다음 날에 회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허 의장이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11건의 의안을 임의로 붙잡고 의회에 회부하지 않는 등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규정은 국회법에 따른 관련 규정을 제시하면서 허 의장이 법을 위반한 것으로 주장한 것이다.

문제는 지방의회는 국회법이 아니라 지방자치법을 따라야 하고 지방자치법 제71조(회의규칙)에는 "지방의회는 회의의 운영에 관해 이 법에서 정한 것 이외의 필요한 사항은 회의규칙으로 정한다"고 규정돼 있다.

순천시의회는 이 모법에 근거해서 회의규칙 제20조(의안의 회부) ①항에 "의장은 의안이 발의 또는 제출된 때에는 의원에게 인쇄하여 배부하거나 전자문서로 전송한 후 본회의에 보고하며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하여 그 심사가 끝난 후 본회의에 부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전국 247개 지방의회 중에서 244개 지방의회가 순천시의회처럼 회부기간이 명시되지 않았고 단지 3개 지방의회만이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회부하여..."고 돼 있는 것을 알려지고 있다.

대다수의 지방의회가 의안 회부 시점에 대해서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아 모호한 측면이 있으나 의장의 재량사항으로 돼 있는 셈이다.

관련 법이 이러함에도 김 의원은 "전국의 지방의회는 회의규칙의 명시여부를 떠나 국회법 규정을 따르고 있다"고 호도하면서 참석한 기자들을 속인 셈이다.

이와관련, 한 현직 공무원은 "김의원 자신이 시의회 의장을 역임할 때는 자신의 재량권은 누렸던 당사자가 그때 당시 관련 규정을 바꿔 놓을 것이지 이제야 자신의 뜻 대로 각종 조례나 동의안을 처리하려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김 의원은 기자회견을 표명하면서도 자신과 친분이 깊은 몇 몇 언론인에게만 회견 사실을 통보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기자회견이라 함은 순천지역에서 활동하는 주요 언론과 언론인에게 알리는 것이 일반적 관행이고 정도임에도 김 의원 등은 평소 순천시 집행부에 우호적인 모 언론인협회 소속 기자와 극히 일부 언론인에게만 알렸다.

이 때문에 기자회견 후 상당수 기자들은 "뭐 이 따위 기자회견이 있는가"라는 반응을 내놓으면서 기자회견이란 용어를 빌어온 ‘사적 담화’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김 의원의 기자회견 자리에 7명 정도의 시의원이 동석했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이 단독 행위라고 밝혔다. /유홍철 기자
김 의원의 기자회견 자리에 7명 정도의 시의원이 동석했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이 단독 행위라고 밝혔다. /유홍철 기자

이날 기자회견을 주도한 김 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한 비판도 도마위에 올랐다. 4선 시의원으로서 15년 이상 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의정활동 초반과 의장을 하던 때를 제외하곤 7대와 8대 의원 때에는 줄 곳 의회 상임위인 도시건설위원회 만을 고집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의원의 아내인 순천시 공무원 최*화 과장이 지난해말 정기인사 때 서면장에서 정원산업과장으로 인사발령이 나는 과정과 지난 7월 정기인사에서 동료의원들이 나서 최 과장을 다른 과장으로 보직변경을 허석 시장을 비롯한 인사부서 간부들에게 강력 요청해왔다.

정원산업과는 김 의원이 소속된 도시건설위원회 산하 부서이기에 최 과장을 상대로 질의를 하기 부담스럽고 또 김 의원이 사사건건 아내인 최 과장이 주관하는 사업을 비호하는 듯한 언동으로 인해 잦은 의견 충돌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순천시도 김 의원과 최 과장 부부가 가든마켓 개설과 정원산업박람회 등 크고작은 일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정도를 벗어난 사업 추진을 보면서도 이들 부부의 역할과 힘을 이용하는 측면도 있기에 최 과장에 대한 인사이동은 여지껏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동료 의원은 "견제와 균형이 의원의 본연의 임무인데도 과장이 의회와 언론을 무시하면서 사업을 집행하고 의원은 아내 과장의 사업 추진을 밀어주기 식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은 차치하더라도 시민이 안중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일부 기자들만 참석한 것은 저의 전화기에 입력된 기자들에게 회견 사실을 알리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하고 "허 의장에게 여러 안건에 대해 회부를 해 달라고 수 차례 요구했음에도 의원들을 속이고 업신여기기 때문에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한 것으로 여기고 자진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의원의 기자회견에는 7명 정도의 시의원이 동석했지만 김 의원은 기자회견이 단독 행위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이날 동석한 의원들 다수가 그동안 허유인 의장의 리더십 관련 불만도 있겠지만 내년 지방선거 민주당 공천이 불투명해지면서 내놓고 서명하지 못한 채 불편한 감정도 드러낸 것이다"고 분석하고 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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