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교수존' 공지문 붙인 부산대학가 술집 사장님이 던지는 메시지는?
입력: 2021.12.08 17:17 / 수정: 2021.12.08 17:17
최근 NO 교수존 공지문 붙여 화제속 인물로 떠오른 부산대학가의 한 술집 사장은 8일 <더팩트>와 만나 교수라는 집단에 대한 혐오는 절대 아니다. 무례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다고 말했다./ 부산=조탁만 기자.
최근 'NO 교수존' 공지문 붙여 화제속 인물로 떠오른 부산대학가의 한 술집 사장은 8일 <더팩트>와 만나 "교수라는 집단에 대한 혐오는 절대 아니다. 무례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다"고 말했다./ 부산=조탁만 기자.

"교수라는 집단에 대한 혐오는 절대 아니다. 무례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다"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부산 금정구에서 카페 겸 술집을 운영하는 30대 A 사장. 그는 이 가게를 1년 반 정도 운영해 왔다. 그러던 와중에 지난달 초 "No Professor Zone(노교수존)"이라는 문구가 적힌 공지문을 붙이게 된다.

이 공지문는 트위터를 타고 1만6000여(7일 기준) 사람을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A 사장은 이 공지문이 이렇게 화제가 될 지 몰랐다고 한다.

8일 <더팩트>는 이 가게에서 A 사장을 만나 대학가에서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굳이 교수들의 출입을 제한할 수 밖에 없었던 '뒷얘기'를 소상히 들어봤다.

먼저 교수들의 출입 제한 배경이 궁금했다. A 사장은 교수들에게 안좋은 기억이 있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게 두 사례가 있다. 많이 취한 상태였다. 대학원생들을 끌고 왔다. 다들 비틀비틀거렸다. 쇼파에 드러눕듯이 있더니 '우와 힘들다'라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쩌렁쩌렁 목소리가 울리도록 통화를 하기도 했다. "

"늦은 밤 다른 학생들에게 연락해 불러내기도 했다. 화장실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A 사장은 이들 교수들의 '비매너'에 기겁을 했다. 할말이 많은 듯 기억을 조금씩 풀어냈다.

"계산할 때 IC칩이 손상돼 결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다른 결제 수단을 요구하자 '내가 부산대 교수인데 이 카드에 4500만원이 들었다'며 역정을 냈다"

이뿐 아니었다.

"'기분이 나쁘네. 이 가게 안돼겠네 나를 이렇게 창피를 주다니...'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계산은 현금으로 하고 갔다. 돈을 꺼낼 때 어림짐작으로 봐도 수백만원의 현금이 있었다"고 A 사장은 씁씁하게 말을 맺었다.

지난해 이런 일들을 겪고 A 사장은 고민이 깊어졌다.

"(우리 가게엔) 대학원생들은 혼자 또는 두 명이서 주로 찾는다.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 듣다 보면 감정적으로 그들에게 이입되곤 한다"

그래서 A 사장은 긴 고민 끝에 담당 교수를 여기서도 만나게 되면 난처할 수도 있는 이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공지문을 붙이게 됐다.

공지문에 '정규직'이라고 못은 이유에 대해선 "정규직 교수님이 아닌 이상 어디서 '내가 난데'라고 하지 않을 것 같다. 강자라는 것을 티낼 수 있는 건 적어도 우리 가게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공지문이 붙고나서부턴 교수들이 다시 가게를 방문하지 않았다.

물론 이것만이 다가 아니었다. A 사장은 '갑'질이 만연하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고 했다.

"교수뿐 아니다. 이동네에서 장사를 하는 소상공인들과 한번씩 얘기를 나눈다"

"동네 유지분 들 중 일부 손님들이 '내가 사장인데'라며 메뉴에 없는 것도 요구하기도 한다"

공지문에 대한 반응도 궁금했다. A 사장은 일부 손님들이 '재밌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일부 교수들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빚어진 이번 사안을 두고 '부산대 교수 사회'에 일반적인 시각으로 고착될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그는 "교수라는 집단에 대한 혐오는 절대 아니다. 어쩄든 문장 전체를 읽으신다면 충분히 이해할 거라 생각한다. 공지를 뗄 생각은 아직은 없다"며 "물론 교수 사회에 대한 비판을 위한 비판만 담은 메시지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례한 사람 없어야 한다.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 정도로 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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