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폭등에 식어가는 '김장 나누기' 온정
입력: 2021.12.02 16:12 / 수정: 2021.12.02 16:12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더팩트 DB.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더팩트 DB.

지역 내 김장 나눔도 줄어…일반 가정도 사정 '비슷'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올해 김장철을 맞아 배추값이 급등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한 '김장 나누기' 봉사를 진행하는 시민들의 한 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포1동 부녀회는 매년 겨울이 오면 지역 내 독거노인 250세대 대상으로 600~700포기 김장을 담아 전달해 왔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그간 부녀회에서 활동해 온 15명의 주부들이 자금을 자체 조달해 왔는데 배추값이 폭등하면서 김장 나누기 봉사활동에도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이에 어쩔 수 없이 과거에 비해 올해 김장 포기수가 절반 이상 확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다 부산진구청에서 나오는 보조금도 소폭 줄어 부담은 더 가중됐다.

21년째 김장 나누기 봉사를 진행해 온 김선임 전포1동 부녀회 회장은 "재작년엔 700포기 김장을 담궈 취약계층에게 전달했다"며 "그런데 올해는 김장 재료 비용이 만만치 않아 김장 300포기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일반 가정도 사정은 비슷하다. 실제 4인 가족 기준 김장 비용의 경우 35만원이 넘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물가협회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대전 등 6개 도시 전통시장의 김장 재료 가격을 파악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35만 5500원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8.2% 높은데, 특히 마트에서 김장재료를 구매하면 총 비용은 약 42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8% 오른 비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장을 포기하는 이른바 '김포족'라는 신조어도 등장하는 형편이다. 김장을 준비하려 한 30대 여성 김모씨는 "배추값이 너무 올라 부담이 크다. 이번엔 그냥 필요할 때 직접 마트에 가서 사먹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배추, 쪽파, 갓 등 김장용 채소들이 급등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배추 주간 소매가격(상품 기준)은 1포기 당 4697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49.9%나 올랐다. 김장재료인 마늘도 1㎏ 당 1만1956원으로 지난해 보다 20.2% 올랐다.

올해 김장 물가가 폭등한 요인은 다양하다.

김장철을 앞두고 식물 병해인 무름병 피해와 늦가을 기습 한파로 배추 등 김장 재료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여기에다 전국 가을배추 재배면적 또한 3.7% 줄어든데다, 코로나19 여파 장기화로 인건비 상승, 요소수와 유가 급등으로 오른 운송비 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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