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선택을 한 대전소방공무원 유족 등이 25일 대전시청 앞에서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대전 = 김성서 기자

25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대전소방본부 “순직 여부, 경찰 수사 이후 결정”

[더팩트 | 대전=김성서 기자] 휴직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대전 소방공무원 유족이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고 민대성 소방위의 아내는 25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던 제 남편은 상사와의 갑질로 고충이 컸다"면서 "면담을 하러 갔다가 다수가 모인 자리에서 집단적으로 모욕과 수치를 당했고, 이후 남편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해 불안 장애와 공황 증상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또 "남편이 5월 병가를 내고 입원 치료를 받고 있을 때 직장협의회장 탄핵을 시도했다"면서 "1차 투표가 부결되자 곧 바로 2차 투표를 실시해 남편은 정신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아 병증이 더욱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편은 대전소방본부장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직장협의회장 직인을 반납하며 협의위원의 잘못함을 바로잡아달라고 호소했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남편은 9월 복직을 앞두고 있었지만 갑질, 집단 내 모욕, 집단 괴롭힘 등 트라우마로 인해 병증이 악화돼 억울함을 호소하며 돌아올 수 없는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유족은 "남편은 여든을 앞둔 노모에게 단 하나뿐인 자식, 아내를 사랑하는 따뜻한 남편, 두 딸을 위해 무엇이든 내 주는 아버지였다"며 "‘정의 하나만 보고 살았다’는 메시지를 남겼는데, 남편은 평생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 구현일는 삶의 철학을 몸소 실천하며 살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는 유족의 입장을 듣거나 상의 한 번 없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순직 처리를 위한 사건경위서 역시 작성을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 이상 제 남편처럼 직장 내 갑질, 모욕, 집단괴롭힘 등으로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진상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후 가해자 처벌, 명예회복을 위한 순직 처리가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고 민대성 소방위의 아내가 25일 유가족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 대전 = 김성서 기자

소방본부는 이날 해명 자료를 통해 "소방본부에서는 직장협의회 운영에 개입하거나 제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민 소방위의 내용증명에 대한 소방본부장의 미대응에 대해 "업무담당자에게 사실관계 파악을 지시했고, 업무담당자는 직장협의회 운영에 대한 기관의 개입 한계점에 대해 안내했다. 고인은 이와 관련한 조사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순직 처리를 위한 사망경위서 작성 요청 거부에 대해서는 "유가족 측과 협의해 왔으며,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정확한 사망 경위 확인을 위해서는 사실관계 규명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수사 종료 후 작성하는 것으로 공무원연금공단에 의견을 제출했다"고 답했다"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사실관계 확인 및 조사를 통해 인사혁신처의 지급 여부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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