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잊고 가겠다" 전두환 사망날 숨진 유공자…유서에 용서 담았다
입력: 2021.11.24 15:44 / 수정: 2021.11.24 15:44
24일 전남 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께 강진군 군동면 한 저수지에서 5·18 유공자인 이광영(6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동률 기자
24일 전남 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께 강진군 군동면 한 저수지에서 5·18 유공자인 이광영(6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동률 기자

같은 날 전 전 대통령도 사망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된 60대 남성이 공교롭게 전두환 전 대통령과 같은 날 숨졌다.

24일 전남 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께 강진군 군동면 한 저수지에서 5·18 유공자인 이광영(6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숨지기 전날 전북 익산 자택에 A4 한 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채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

유서에는 "몸이 너무 아프고 힘들다. 5·18에 대한 원한이나 서운함을 모두 잊고 가겠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부상을 입고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며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진군이 고향인 이씨는 대학을 다니다 군복무를 마친 뒤 전남의 한 사찰에서 승려로 생활했다. 1980년 5월 18일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준비하러 광주에 왔다가 계엄군의 만행을 직접 목격하고는 현장에 남아 부상자 후송 등을 도왔다고 한다.

사흘 뒤인 21일 오후 시민들의 구조 요청을 받고 광주 충장로 인근에서 백운동 쪽으로 차를 타고 가다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았다. 이때 척추에 총상을 입어 하반신이 마비됐다.

이씨는 2019년 5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헬기가 총을 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은 5·18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그는 1988년 광주항쟁 진상규명 청문회에서도 "계엄군 헬기 사격으로 부상을 입은 여학생을 병원으로 옮겼다"며 기총소사를 주장한 바 있다.

이씨가 사망한 날 전 전 대통령도 연희동 자택에서 90세의 나이로 숨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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