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양영희)는 24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63)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더팩트DB |
[더팩트ㅣ대구=이성덕 기자] 친아들을 대나무 막대기로 2200여 대 때려 숨기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양영희)는 24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63)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지난 8월 1심 선고 후 검찰과 피고인은 모두 양형부당 등의 이유로 항소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8일 경북 청도의 한 사찰에서 공무원 수험생 아들 B씨를 대나무 막대기로 2시간 30여 분 동안 쉬지도 않고 2200여 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씨가 사찰 내부 문제를 외부에 알리겠다고 하자 체벌을 목적으로 구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선고 후 B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사찰에 들어간 직후 아들 앞으로 보험이 가입됐고, 사망 보험금 수령자가 사찰 주지승의 법적 아내였다"며 "사찰 주지승과 관계자들은 내 아내의 귀를 막고 아들을 죽이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시 부검 결과를 봤을 때 아들이 오랫동안 밥을 못 먹었는지 위가 비어 있었다"며 "건장했던 아들을 창고에 가둬놓았고 밥도 제대로 못 먹어 숨졌을 때 당시 몸무게가 50㎏ 정도밖에 안됐고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B씨의 형은 "정상적인 절이 아니었던 곳에 어머니는 올바른 판단력을 잃게 됐고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다"며 "재판부에 이를 참작해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주지승은 없지만, 사찰의 2인자인 그의 법적 아내와 관계자들이 있기에 이들에 대해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현장에 목검 등이 있었지만 이런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고, 폭행한 부위가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은 아니었기에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아버지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앞으로 죄책감을 느끼고 살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의 형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찰 주지승은 압수수색이 벌어진 뒤 2월 4일 극단적 선택을 숨졌고, 사찰 내부 의혹들에 대해 수사를 못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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