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불법행위에도 철통 ‘배짱’…한솔페이퍼텍에 '분노한 주민들'
입력: 2021.11.23 09:00 / 수정: 2021.11.23 09:00
전남 담양군이 골판지 공장에서 새어 나온 악취로 30여 년간 고통을 호소하며 생존권 투쟁을 벌여 온 주민들의 민원을 졸속으로 처리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담양군이 한솔페이퍼텍의 위법 사항을 정리한 문서/담양군 제공
전남 담양군이 골판지 공장에서 새어 나온 악취로 30여 년간 고통을 호소하며 생존권 투쟁을 벌여 온 주민들의 민원을 졸속으로 처리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담양군이 한솔페이퍼텍의 위법 사항을 정리한 문서/담양군 제공

개발제한구역에 불법 건축물 수두룩…지자체 조사 요구에도 불성실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전남 담양군 대치면에서 30여 년간 골판지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한솔페이퍼텍 주식회사(한솔)의 불법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개발제한구역과 국유지에 불법 건축물을 지어 사용하는가 하면 공장에서 새어 나온 공해와 악취는 인근 주민들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맞선 한솔은 철통 배짱으로 버티며 주민들의 공분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담양군에 따르면 한솔 공장부지는 일반공업지역이 16.4%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개발제한구역은 83.6%에 달한다. 일일 90톤, 시간당 3750kg을 소각할 수 있는 대기·수질 배출시설 특1종 사업장을 갖춘 한솔페이퍼텍 공장은 1만 3000여 평 부지에서 크라프트지 및 상자용 판지를 제조한다.

한솔은 개발제한구역에서 필요에 따라 부설 건축물을 신고나 허가 없이 건축해 사용해 오고 있으며 국가 소유 토지도 마치 내 것 인양 공작물을 설치해 무단으로 점유·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마을 주민들이 3년 전부터 한솔 공장부지에 세워진 건축물 등이 적법한 것인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54건이 위법한 사실을 알게 됐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확정판결까지 얻어냈다. 최근에는 더 많은 건축물이 불법으로 드러나면서 80여 건에 이른다고 한다.

인근 주민들은 한솔 공장부지 내 불법건축물이 얼마나 더 있는지 용적률과 건폐율을 확인할 수 있는 현황측량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담양군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악취환경개선특별위원회(환경개선특별위)도 80여 건에 이르는 불법과 탈법의 실태를 확인하는 현장조사를 지난 17일 착수했다.

이규현 환경개선특별위원장(담양군의원)은 이날 현장조사에서 "이런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행위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시정되어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솔페이퍼텍 폐쇄와 이전을 위한 환경대책연대 김판규 위원장은 "불법 천국인 한솔제지 공장에 ‘현황측량’을 못하는지 한심할 따름이다"며 답답해했다.

담양군은 "지난해 7월부터 국토정보공사를 통해 현황측량을 시도했지만 코로나19 상황과 수해,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한솔페이퍼텍이 협조하지 않아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솔페이퍼텍은 "코로나와 예산 등 고려할 게 많아 현황측량이 늦어졌을 뿐 현황측량을 거부한 적은 없다"고 반박하고 "담양군에서 관련 공문이 와 이달 말까지는 현황측량 일정을 내어놓겠다"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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