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간 공사비 3억9000만 원 미지급...다른 업체 통해 책임 떠넘기기도[더팩트ㅣ인천=지우현 기자] 인천 서구 마전동에서 아파트 개발을 진행 중인 주택조합(B조합)의 시행대행을 맡고 있는 원도급업체(C업체)가 하도급업체(A업체)에게 수억 원 상당의 공사대금을 주지 않는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A업체는 C업체가 공사비를 지급하는 원도급업체란 점을 악용해 공사대금을 차일피일 미루다 나중에는 서류까지 조작해 다른 하도급업체(D업체)와 법적 분쟁을 야기했다고 고소장을 통해 주장했다.
23일 <더팩트>가 입수한 고소장을 보면 A업체는 지난 2019년 3월께 B조합과 C업체와 함께 마전동 재개발 지역 일대 법면조성공사를 9억원에 계약하고 며칠 뒤 공사를 진행했다. 법면조성공사는 아파트 단지를 둘러싼 다른 지역의 토지를 경사면으로 만들어 붕괴되지 않도록 조성하는 공사다.
문제는 공사를 진행하던 중 인근의 토지 소유주와 소유권에 대한 분쟁이 발생했고 현장 여건도 당초 설계와는 다르게 돼 있어 추가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는 점이다.
A업체는 C업체와 이 같은 문제를 상의했고 추가 공사를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아 현장 여건에 맞는 설계 도면 등 새로운 설계변경자료를 작성했다. 또한 공사로 발생한 흙의 최종 수량을 적시해 놓은 최종토적수량도 작성, 이메일을 통해 C업체에게 전달했다. 모두가 추가 공사에 따른 비용을 계산하기 위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C업체는 A업체가 직접 가지고 간 설계변경자료를 받지 않았고, 이메일을 통해 보낸 최종토적수량 역시도 제대로 보지 않았다고 고소장을 통해 주장했다.
이 때문에 추가 공사에 대한 계약을 하지 못했고, 결국 처음 계약한 9억원의 공사 대금 외 추가 공사에 대한 비용 3억9000만원은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A업체는 C업체의 공사대금 미끼를 이용한 '갑질' 행각에도 도급회사란 이유 때문에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공사대금을 부탁해도 '곧 주겠다'는 말을 하면 (약자이다 보니)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는 게 A업체의 주장이다.
A업체는 C업체가 공사대금을 주지 않기 위해 또다른 하도급업체인 D업체를 이용하기까지 했다고 고소장을 통해 밝혔다. D업체에게 공사대금을 먼저 주겠다고 회유한 뒤 '하도급업체에게 지급해야 할 모든 공사대금은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확약서에 서명하도록 유도해 A업체와 D업체가 한동안 법적 분쟁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A업체 대표는 "경찰서에서 D업체와 대질조사를 하니까 C업체가 공사대금을 미끼로 D업체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확약서에 서명하도록 한 정황이 나왔다. D업체는 공사비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확약서를 확인조차 안한 것"이라며 "결국 C업체는 하도급업체에게 공사대금을 주지 않으려고 치밀하게 계획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C업체는 우리 하도급업체를 계획적으로 이용했다. 공사대금을 남기려 하청업체들을 가지고 놀았다"면서 "C업체의 갑질로 저희 회사는 4억원에 가까운 공사대금을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C업체는 <더팩트>와의 전화통화에서 "A업체와 계약한 법면조성공사에 대해 본 공사를 비롯한 추가 공사 비용까지 모두 지급했다"며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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