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잇따른 사건으로 경영 '악순환'
입력: 2021.11.18 09:06 / 수정: 2021.11.18 13:13
대구은행 본점 건물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대구=이성덕 기자
대구은행 본점 건물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대구=이성덕 기자

캄보디아 현지법인 부동산 계약 사고...선금 지급한 133억원 회수 난망

[더팩트 | 대구=김강석 기자] DGB대구은행이 채용 비리와 직원 성추행 사건, 해외 부동산 사기사건등 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최근 고객의 신뢰가 떨어지는 등 경영 악순환을 겪고 있다.여기다 캄보디아 현지법인의 부동산 계약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넘도록 선금으로 지급한133억원의 회수에 손을 놓고 있다고 얄려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은행 측은 수사 결과만 손 놓고 바라보고 있는 상태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18일 <더팩트>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은행은 지난해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DGB 스페셜라이즈드뱅크(SB)를 통해 현지 에이전트와 중개인 계약을 맺고 부동산 매입을 추진했다. 매입자금 중 일부인 1200만 달러를 중개인에게 송금했지만, 최종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고 구입대금마저 돌려받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게다가 평방미터당 7800~8000달러인 토지매입 가격을 평방미터당 약 1만2000달러로 감정가격을 부풀렸다는 의혹마저 제기 됐다.

이와 관련 이용만 전 대구은행장은 "대구은행이 상업은행 승격 비용 등을 만들기 위해 부동산 매입 가격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이용만 전 행장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여신전문특수은행인 DGB 스페셜라이즈드 뱅크(이하 DGB SB)를 상업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한 로비자금 300만달러를 조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부동산 매입 금액을 부풀리라고 지시했다.

이를 위해 평방미터당 7800~8000달러인 토지매입 가격을 평방미터당 약 1만2000달러로 부풀렸으며, 2020년 3월 25일 브로커 S씨(캄보디아 국적)는 현지 감정기관인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를 통해 감정가를 평방미터당 약 1만2000달러로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진정서에 따르면 실제 평방미터당 7800~8000달러인 토지가액(토지면적 1,593㎡)을 그 평균가인 7900달러로 계산하면, 평방미터당 약 1만2000달러의 계약상 매입가 사이에 약 668만불의 차액이 발생한다. 이 전 행장은 이 차액 중 "300만달러는 상업은행 승격을 위한 로비자금"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문제는 상업은행 승격 로비자금 300만달러를 제외해도 약 368만달러 이상의 금액이 남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 전 행장은 이 차액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며 이번 사건에 대해 금감원의 엄정한 조사와 처분을 요청했다.

한편, DGB SB 이상래 부행장이 이 사건 핵심인물 중 한명인 현지 브로커 S씨와 비정상적인 이면계약(Side Agreement)을 맺은 사실도 드러났다. 진정서에 따르면 캄보디아 산림청 소유 부동산의 매입이 어려워지자 한국인 P씨와 캄보디아인 S씨는 2020년 5월 캄보디아 총리의 공식 토지매각 승인서인 써저널(SOR JOR NOR)이 아닌 다른 행정 서류를 써저널로 인정하도록 DGB SB은행의 이상래 부행장에게 요구했고, 이 부행장은 (상업은행 예비승인을 고려해) 이들의 요구에 따라 부동산 매입 실패에 대한 면책 및 이미 지급된 1,200만달러의 반환의무 면제를 내용으로 하는 이면계약(Side Agreement)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이면계약은 브로커에게 1,200만불이 지급된 2020년 5월18일 당일 이루어진것으로 전해졌다. 이용만 전 행장은 증거자료를 통해 "DGB SB의 이 부행장과 DG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 부장을 비롯한 담당 팀이 그 서류가 공식 써저널이 아니고, 문제가 있음을 인지했으면서도 알 수 없는 이유로 불법적인 사이드 계약서를 승인해 줬다"고 주장했다.

또 이용만 전 행장은 "조사에 의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난 2020년 10월 이후에도 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면계약 실체가 드러남에 따라 대구은행이 지급한 1200만달러의 회수는 불투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브로커 S씨가 이면계약을 근거로 금액을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은행 측이 법적 대응과 현지인과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하지만 1,200만달러의 회수 전망이 밝지 않은 이유다.

대구은행 측은 회계 기준에 따라 부동산 매입 비용으로 손해를 돈 금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하고 캄보디아 금융당국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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