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원, 남편 땅에 축사 허가도 모자라...군비 도비 투입해 진입로 확·포장 ‘원성’
  • 이병석 기자
  • 입력: 2021.11.10 18:59 / 수정: 2021.11.10 18:59

A의원 남편 땅(흰색 테두리)으로 확·포장된 길(초록색)이 이어져 있다. 언뜻 보아도 구획 정리된 농경지와 비교할 때 부지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 함평=이병석 기자

A의원 남편 땅(흰색 테두리)으로 확·포장된 길(초록색)이 이어져 있다. 언뜻 보아도 구획 정리된 농경지와 비교할 때 부지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 함평=이병석 기자

마을 주민들, "일반인이라면 어림도 없는 일"[더팩트 I 함평=이병석 기자] "기업형 축사가 완공되면 악취 때문에 살길이 막막합니다"

전남 함평군 함평읍 자풍리 마을 주민들의 넋두리다.

전남 함평군이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함평군의회 A의원의 남편 땅에 대형 축사 허가를 내준 것도 모자라 남편 땅으로 접어드는 농로의 확·포장 공사에 막대한 혈세를 투입한 사실이 밝혀져 지역민의 원성이 크다.

10일 제보자와 함평군 등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2019년 배수로 정비에 군비 5천만 원이 소요됐고, 이듬해 배수로 정비와 농로 확·포장에 도비 5천만 원 등 총1억 원이 집행됐다.

A의원의 남편 B씨 땅은 올 초 함평읍 자풍리 마을 주민 37명이 ‘기업형 대규모 축사의 허가를 취소해 달라’며 국민권익위원회의 문을 두드리면서 논란이 불거진 곳이다.

군비와 도비가 투입된 해당 사업은 소규모 농업기반시설 구축 명목으로 진행됐으며, 사업이 시행된 농로의 끝부분에 A의원의 남편 B씨 소유 땅 수천 평이 맞닿아 있다.

현재 논란이 된 B씨의 땅은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분주하게 오가며 축사를 짓기 위한 토목공사가 한창이다.

앞서 주민들은 당시 농로 확·포장을 두고 "기업형 축사 신축을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는데 지금에 와서 주민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논란이 된 배수로 정비와 농로 확·포장 사업이 진행된 길. 확장 이전의 면적을 가늠할 때 기존 농로는 대형 공사 차량의 원활한 통행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 함평=이병석 기자

논란이 된 배수로 정비와 농로 확·포장 사업이 진행된 길. 확장 이전의 면적을 가늠할 때 기존 농로는 대형 공사 차량의 원활한 통행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 함평=이병석 기자

"부지에 상응하는 수준의 축사 신축을 위해서는 대형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의 통행이 불가피한데 해당 사업(농로 확·포장)이 없었다면 공사가 순조롭지 않았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실제로 <더팩트> 취재 결과 확·포장 이전 농로의 폭에 비춰볼 때 농기계의 통행은 문제가 없었으나, 대형 크레인 등 공사 차량의 진입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였다.

마을 주민들은 "우리 같은 일반인의 민원이라면 어림도 없었을 것이다"며 해당 사업에 대해 특혜를 주장한다.

주민들의 주장처럼 A의원이 2019년과 2020년에 부의장과 의장 직무대리로 활동했던 터라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가의 시각도 있다.

사정에 밝은 한 직원은 "군비는 군의회에서 주민의 민원을 이유로 해당 사업이 배정됐으며, 도비는 전남도의회 C의원이 가져다준 것으로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비와 도비가 곧바로 짜 맞추듯 배정되는 일은 드물다"며 "이러한 사업은 지역 정치인들의 교감 없이는 힘들지 않겠냐?"고 귀띔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A의원은 "이 사업으로 농로를 통행하는 주민들이 무척 고마워했다"면서 "해당 사업은 마을 주민의 민원으로 이뤄진 일이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D씨(남.60대)는 "기존 농로도 얼마든지 농기계의 통행이 가능한데 민원을 빌미로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공사를 했다는 것에 분노한다"면서 "혹여 누군가의 부탁으로 해당 사업을 건의한 주민이 있다면 크게 잘못된 일이다"고 덧붙였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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