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녹색연합·대전환경운동연합은 4일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천 환경정비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 대전 = 김성서 기자 |
"생태계 가장 건강한 지역...육상과 수상 생태계 단절로 야생동물 서식 환경 악화"
[더팩트 | 대전=김성서 기자] 대전지역 환경단체들이 지방국토관리청의 갑천 환경정비사업의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충남녹색연합·대전환경운동연합은 4일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전해야 할 자연유산인 대전 갑천 자연하천구간에 제방 축제가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서구 가수원교~월평동 5597m 구간을 대상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비 사업은 제방축제(5318m)·제방보축(279m)과 교량 2개소 재가설 및 교량 2개소 철거 등으로 지난 4월부터 실시설계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사업 구간은 대전에서 생태계가 가장 건강한 지역으로 꼽힌다는 점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갑천에서 유일하게 멸종 위기종인 미호종개가 서식하고 수리부엉이, 참매, 삵, 수달, 맹꽁이 등 다수의 멸종위기종과 산림청에서 지정한 희귀식물인 이삭귀개, 땅귀개가 살고 있다는 것.
이 지역은 생태자연도 1등급으로 지정돼 30여종의 법적 보호종을 비롯해 90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시, 환경부, 시민 단체들이 2013년부터 해당 구간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활발하게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대규모 제방이 건설되면 육상 생태계와 수상 생태계가 단절되면서 야생동물 서식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좌안에 이미 제방이 건설돼 있고 우안에 산림이 위치해 홍수 예상지역이 없는데도 생태계를 대규모로 훼손하는 토목 공사를 계획하는 것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갑천 대전2지구 자연환경정비사업 예정지. / 대전 = 김성서 기자 |
또 "탄소중립을 국가 기조로 세우고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 와중에 습지를 보전하고 확대하기는커녕 대규모 개발로 습지를 훼손하는 것은 표리부동"이라면서 "내년부터 물관리가 일원화돼 국토교통부의 제방 건설 권한이 환경부로 이관되는 만큼 환경부가 자연 하천구간 습지의 가치와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대한 판단을 내린 뒤 정비 방안을 검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를 무시한 채 사업을 강행할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개발을 저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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