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과 조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24명을 검거, 20대 A씨 등 6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부산경찰청 제공. |
불법 명의 유심칩 및 대포통장 만들어…급전 필요한 사람 범죄 타깃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외국인을 포함한 타인 명의로 5000여개의 대포폰 유심칩과 대포통장을 만들어 범죄 조직에 판매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과 조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24명을 검거해 이 중 20대 A씨 등 6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등 13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다른 사람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한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면서 위조여권 등을 이용해 외국인 명의 대포폰 유심칩 4500개 등 불법 유심칩 5000개를 개통해 범죄조직 등에게 판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불법 개통 유심칩을 보이스피싱, 불법대부업자, 성매매업자에게 개당 15만~20만원에 판매, 1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국내를 오간 외국인들의 여권을 복사·위조했다. 이들의 불법 위조 명의는 대포폰 유심칩 4500여개를 만드는 데 사용됐다.
또 인터넷 카페에 광고를 올린 뒤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들을 상대로 개당 2만원~3만원을 주고 명의를 사들여 500개 정도의 유심칩을 추가 개통하기도 했다.
이들은 선불형으로 개통되는 대포폰 유심칩의 허점을 범죄에 악용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휴대전화가 수십 개의 별정 통신사들을 통해 중복 개통되는 등 유심 개통절차에 대한 문제점이 많아 관련 제도 개선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서 또 다른 대포통장 유통 조직이 있는 것을 확인해 수사를 확대한 결과, B씨 등 조직폭력배 11명 역시 같은 기간 인터넷 등에서 다른 사람들의 명의를 사들여 대포통장을 만든 뒤 A씨 일당과 보이스피싱 등 범죄조직에 제공해 왔다.
이들은 타인 명의를 이용해 대포통장 90개를 만들어 범죄조직에 매달 적게는 150만에서 많게는 200만원 상당의 사용료를 받아 왔다. 이렇게 챙긴 부당이득만 총 31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광고를 내 급히 돈이 필요한 사람들을 범죄 타깃으로 삼고 1인당 50만 원대에 대포통장을 사들여 왔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요즘 대포통장을 구하기 힘들어 가격이 계속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경찰은 이들에게 명의를 제공한 34명과 불법 유심과 대포통장을 사용한 48명을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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