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목포시의회, 6개월 직 남은 운영위원장 뽑으려다 ‘파행’…묵은 감정 드러내
입력: 2021.10.26 09:12 / 수정: 2021.10.26 11:07
목포시의회가 임시회을 열고 공석인 운영위원장 선출을 위한 보궐투표를 진행하던 도중 민주당 김수미 의원의 투표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투표중지를 요구하던 비민주계 의원들이 투표가 계속 진행되자 9명 모두 퇴장했다. /목포=김대원 기자
목포시의회가 임시회을 열고 공석인 운영위원장 선출을 위한 보궐투표를 진행하던 도중 민주당 김수미 의원의 투표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투표중지를 요구하던 비민주계 의원들이 투표가 계속 진행되자 9명 모두 퇴장했다. /목포=김대원 기자

민주당 의원 발언에 “공과 사 구별 못한다”비난 뭇매… 비민주계 투표 중지 제동 걸다 퇴장, 결국 반쪽 선거

[더팩트 l 목포=김대원 기자] 운영위원장 선출과정에서 의원들 간 묵은 감정 충돌이 벌어지면서 목포시의회는 한때 파행이 빚어졌다. 이로 인해 얼마 남지 않은 11대 의회 끄트머리에서도 성숙 되지 않은 의회라는 민낯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목포시의회는 정영수 의원 사망으로 운영위원장 자리가 한 달 남짓 공석이었던 자리를 메꾸기 위한 보궐선거를 위해 임시회를 열었다.

보궐선거에는 민주당에서 이형완 의원, 비민주계에서는 정의당 소속 백동규 의원이 6개월 임기 운영위원장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다.

이번 임시회에서 파열음의 시작은 백동규 의원이 보궐선거를 진행하고 있는 박창수 의장에게 정견발표를 요구하고 나서면서부터다.

이에 박 의장은 "그동안 관례상 상임위원장 선거 과정에 정견발표는 하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하고 투표를 진행하려 했지만 비민주계 의원들사이에서 정견발표를 해야한다는 항의가 잇따라 쏟아졌다. 박 의장의 제안으로 참석한 의원들에게 정견발표 동의를 묻는 거수 투표를 거쳐 기존 방식이 결정됐다.

결정이 끝나고 다시 진행된 보궐 투표에서 또 다시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 소속인 김수미 의원이 감표위원에게 투표용지를 직접 전달받아야 하는 규정을 무시하고 의회사무국 직원에게 받아 투표를 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비민주계 의원들의 거센 항의가 또 다시 이어지면서 투표는 중단됐다.

투표 과정에서 빚어진 결정적 파행은 김수미 의원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김 의원은 비민주계 의원들의 투표절차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자 "죄송합니다. 저는 가해자와 얼굴을 마주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감표위원인 김 훈 의원이 자신과 관련된 성희롱 논란 상대자라는 점이 그 이유다.

김 훈 의원은 김수미 의원과의 성희롱 논란이 법적다툼으로 확대되면서 의회로부터 의원직 제명 처분까지 받았다. 하지만 김훈 의원은 법정에서 혐의점이 인정되지 않아 의원직에 복귀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김수미 의원의 발언을 두고 "공과 사를 분간도 못 하는 사람이 어떻게 시민의 대표로 나설 수 있는지 한심하다"고 지적하는 강한 질책이 쏟아졌다.

또한 지역정가에서는 고작 6개월짜리 운영위원장 자리를 두고 규정도, 관례도 없는 정견발표 요구를 하면서까지 보궐선거 진행에 제동을 건 비민주계 의원들의 모습을 그리 곱게만은 평가하지 않는 시선이다.

이어 다수당인 민주계 의원들에 대한 비난도 거세다. 길지 않은 잔여 임기 동안 부위원장이 운영위원장 직무를 대신하기에 충분히 가능한데도 굳이 보궐선거를 추진한 의도를 두고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양규 의원이 민주당 소속이긴 하지만 지역위원회의 호감도가 비교적 낮다는 이유가 아니겠냐라는 추측도 나온다. 또한 이와 같은 사태가 민주당 지역위원장인 김원이 의원의 서투른 판단에서 발생하지 않았겠냐는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목포시의회는 11대 의회가 출범하고 그동안 의원들의 황제독감, 성희롱 논란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몸살을 앓아왔다. 이로 인해 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감은 이미 무너질대로 무너진 지 이미 오래됐다. 하지만 의회는 좀처럼 개선점을 찾지 못한 채 문제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정회가 선언되고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장에서 6선 장복성 의원은 "모두 의원직을 사퇴하고 시민들에게 다시 신임을 받자"라고 일갈하며 답답한 심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오전 11시에 시작한 운영위원장 보궐선거는 우여곡절 끝에 비민주계 의원들 9명이 투표를 거부하고 퇴장하면서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남은 12명의 민주당 의원들의 전원 찬성으로 이형완 의원이 운영위원장으로 당선됐다.

forthetrue@f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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