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가 수천만원을 들여 만든 안동시체육회장실 전경./안동=이민 기자 |
안동시체육회, "시가 알아서 할 일"…안동시, "체육회가 재인증 요청 없어"
[더팩트ㅣ안동=이민 기자] "수천만원짜리 체육회장실 만들 돈은 있고, 공인경기장 재인증 비용 600만원은 없다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안동시육상연맹 한 관계자가 수천만원을 들여 조성된 안동시체육회장실을 둘러보고 이같이 내뱉었다.
경북 안동시가 수천만원의 혈세를 투입해 시민운동장 내 선수 탈의실을 체육회장의 집무실로 뜯어고쳐 말썽(<더팩트> 10월 15일 보도)인 가운데 공인경기장 인증비 600만원이 없어 재인증이 불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2종 공인경기장 이상에서만 유치할 수 있는 전국단위 체육대회를 안동시가 공인경기장 획득에 실패하면서 전국단위 체육행사 유치에 제동이 걸렸다.
25일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대한육상연맹 육상경기장과 용기구 및 장비 규칙(2020~2021)상 전국 규모 대회는 2종 공인경기장 이상에서만 열 수 있다.
공인경기장은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심판대기실, 샤워장, 탈의실 등을 보유해야 한다. 공인의 유효 기간은 5년으로 기간 만료 시 재공인을 받아야 한다. 2종 공인경기장 신규 인증비용은 900만원, 재인증 비용 600만원이다.
안동시는 해당 예산 600만원이 없어 공인경기장 재인증 신청도 못 한 채 신규 인증비 300만원을 더해 900만원의 예산을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
게다가 기존의 재인증보다 다소 까다로운 신규 공인경기장인증을 받아야 하는 부담 또한 늘었다.
600만원이 없어 공인경기장 재인증이 취소된 안동시민운동장 전경/안동=이민 기자 |
이를 두고 지역사회는 안동시와 안동시체육회의 행정에 대해 비난 여론이 거세다.
안동시체육회 한 종목단체 관계자는 "최근에 수천만원을 들여 선수들 탈의실을 없애고 체육회장실을 만들더니, 이제는 600만원이 없어 공인경기장도 취소됐다"며 지적했다.
시민 A씨(39·강남동)는 "코로나19 여파로 전국단위 행사를 많이 못 한 건 사실이지만, 민선 체육회장으로 바뀌고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현 체육회의 수장과 행정이 정신을 딴 데 두고 있다"고 질타했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안동시체육회장이 내년 안동시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체육행정은 뒷전이고, 선거운동에만 관심 있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회장집무실 개조비용으로 2000만원을 체육회에 지원했다"며 "전국규모대회 개최 시 선수들이 회장실을 이용하도록 개방할 계획이라 공인경기장 유지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회 유치 시 별도 행사 예산이 나오기 때문에 매번 대회때마다 탈의실 등을 임시로 설치하면 괜찮다"며 "재인증 예산은 내년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체육회 전일선 사무국장은 "시민운동장 재 공인건은 안동시에서 알아서 할 문제며 체육회는 상관할 바 아니다"고 일축했다.
안윤효 안동시체육회장은 "시청에서 모든 걸 추진해줬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모른다"고 주장했다.
앞서 안동시는 지난 2018년부터 예산 1100억원을 투입해 시민운동장 인근에 1종 공인경기장을 목표로 '안동종합스포츠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안윤효 안동시체육회장은 민선 1기 체육회장 1년여 만에 안동시장에 출마를 선언했다.
tktf@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