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오전 9시 20분께 강릉 안목항에서 440명의 승객을 태우고 울릉도로 출항한 여객선 씨스타 11호가 운항 40여 분만인 오전 10시께 파도에 부딪혀 유리창이 파손되는 아찔한 사고가 나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울릉=황진영 기자 |
출항 40여 분만에 유리창 파손...승객 1명 부상, 자력 회항
[더팩트 | 울릉=황진영 기자] "모처럼 연휴라 기대에 부풀어 울릉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가 선체가 요동치다 창문이 깨져 쏟아지는 것을 본 순간 ‘세월호 참사’가 뇌리에 스쳐 하늘이 노랗게 보였어요"
씨스타 11호에 탑승했던 한 여행객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울먹였다.
강원도 강릉에서 경북 울릉으로 향하던 여객선의 유리창이 운항 도중 깨져 1명이 다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한글날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오전 9시 20분께 강릉 안목항에서 440명의 승객을 태우고 울릉도로 출항한 씨스포빌(주) 소속 여객선 씨스타 11호(총 톤수 420t·여객정원 449명)가 운항 40여 분만인 오전 10시께 파도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 충격으로 선체 일부가 파손되고 선수 좌현 두 번째 창문이 깨졌다. 또 승객 1명이 날아든 유리 파편에 손 등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거센 파도로 인한 충격과 승객들의 공포감을 말해주듯 선체 일부가 파손된 모습. /울릉=황진영 기자 |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울릉주민 김 모씨(54)는 "고향에 오려고 배에 오른 가족에게서 전화가 와 사고 및 회항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해운사에서는 여객선 입출항 소식을 알리는 울릉 알리미 앱을 통해 회항 사실에 대한 공지조차 없었다. 이용객과 울릉주민 기만하는 행태를 일삼을 때마다 치가 떨린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주민 이 모씨(44·여)는 "사고 당일 강릉항으로 돌아가 응급복구 후 재출항 한다는 소문을 듣고 혀를 찼다"며 "물론 다음 날 정상 출항을 했지만, 예부터 기업 이윤에만 눈이 멀어 승객에 대한 안전과 배려가 뒷전인 씨스포빌은 이번 계기로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운사 씨스포빌 측은 여객선 입출항 정보 제공 알리미(울릉군알리미)를 통한 회항 사실을 공지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사진 위) 있다. 사고 직후 강릉항으로 회항한 여객선의 파손 부위에 대한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는(사진 아래)모습. /울릉=황진영 기자 |
사고 당시 배에 타고 있던 여행객 조 모씨(41)는 "극심한 뱃멀미로 사경을 헤매던 중 집채만 한 파도가 배를 덮쳐 이대로 있다간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대해 씨스포빌 관계자는 "동해 바다 너울성 파고에 선체가 충격을 입으면 유리창이 함께 파손되는 경우가 있다"며 " 평소에도 추진기에 이물질이 걸리거나 간혹 유리창이 파손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날 날씨가 좀 이상했다. 저희 여객선 뿐 아니라 타 해운사 여객선들도 운항시간이 많이 소요됐다"고 답했다.
씨스포빌은 동해 묵호 ~ 울릉(독도)을 오가는 여객선이 장기간 운항을 하지 않고 있어 관할 관청인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의 특정 선사 봐주기 의혹이 제기된 해운사의 자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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