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은 ‘부적절한 단어’입니다" [TF이슈]
입력: 2021.10.13 18:48 / 수정: 2021.10.13 18:48

전남 나주시 공무원 노조 게시판이 특정 단어를 금지어로 설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 공무원 노조 게시판 캡쳐
전남 나주시 공무원 노조 게시판이 특정 단어를 금지어로 설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 공무원 노조 게시판 캡쳐

전남 나주시 공무원 노조 자유게시판 특정 단어 금지어 설정 '논란'

[더팩트 I 나주=이병석 기자] "전체주의 사회를 실감 나게 비판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와 ‘동물농장’ 그리고 시진핑 주석과 마오쩌둥의 결합 어인 ‘시쩌둥’도 중국 내 인터넷 게재 및 검색 금지어로 지정됐다"

수년 전 외신이 보도했던 내용이다.

최근 전남 나주시 공무원 노조 자유게시판이 특정 단어를 금지어로 설정해 여론이 들끓고 있다.

며칠 전 "나주시 1000여 공무원과 시민들의 ‘공론의 장’으로 자리매김한 공무원 노조 게시판에서 수개월째 ‘강인규 나주시장’이 부적절한 단어로 설정돼 관련 글의 게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에 대해 <더팩트> 시연 결과, 이 같은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강 시장 외에 A 씨도 금지어로 설정돼 원천적으로 단어의 게시를 차단하고 있었다.

이러한 차단에 맞서 ‘창과 방패’처럼 철벽을 뚫기 위한 수단 또한 재기 발랄하다.

금지어로 설정된 단어 중 한곳을 띄어쓰기해 이를 무력화하거나, 기호를 한두 개 끼워 넣어 이름이 연상되게 한 재치 있는 방법도 제시된다.

또, 행의 첫 글자를 조합해 세로로 금지어가 섞인 문장을 만드는 재밌는 8행시도 게시됐다.

하지만 이를 웃어 넘기 듯 가볍게 볼 수만은 없다는 우려의 시선이 도처에서 감지된다.

"해당 게시판이 나주시 공무원들의 소통 창구를 넘어 지역민과 지역 정치인 등 여러 계층이 어우러져 다양한 현안에 대해 갑론을박함으로써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시민들은 전한다.

이유야 어떻든 금지어를 설정해 언로를 막는 것은 현 세태와 지역민의 의식에 견주었을 때 ‘적절치 못한 결정’이라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렇다고 완벽히 막을 수도 없을뿐더러 앞서 봐 왔듯이 금지어를 변형시키는 등 대상을 희화화해 오히려 조소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한 줌의 역기능을 핑계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주체가 누군지는 모르나 모두가 조금 더 당당해졌으면 한다.

풍선효과(Balloon effect)라는 말이 있다. 어떤 현상이나 문제를 강제하면 다른 현상의 새로운 문제로 불거지는 상황을 가리킨다.

여론이라는 것은 누르면 더 크게 팽창하기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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