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에 인터뷰를 종용한 전 강화군청 공보관이 공중파 방송국 기자로 근무하면서 유천호 강화군수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유천호 군수의 해명 기사를 작성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해당 언론사 캡쳐 |
인천참언론시민연합 "지방선거 앞두고 유천호 군수 위한 '칼' 우려"
[더팩트ㅣ인천=차성민기자] 경인지역 공중파 방송기자가 강화군수와의 인터뷰를 중재하고, 강화군 공무원을 꾸짖었다는 '더팩트' 보도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해당 기자의 즉각적인 해고와 방송사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참언론시민연합(시민연합)은 8일 논평을 내고 "강화군 출입 기자가 유천호 강화군수를 ’우리 군수님‘이라고 부르며 비선 노릇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며 해당 기자의 해고와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시민연합은 "인터넷 언론매체인 <더팩트>는 2021년 10월 5일, ‘군수와 사람들’ 시리즈 1편인 ‘지상파 기자의 강화군수 비선 활동과 군의원의 고백’을 영상기사로 보도했다"면서 "방송사 기자가, 강화군수에 대한 비판 기사를 작성한 ‘더팩트’ 소속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강화군수와의 인터뷰를 종용하는 등 비선 활동을 했고 한발 더 나아가 ‘더팩트’ 기자에게 "(강화군청) 공무원을 꾸짖었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등 강화군청 내에서의 비선 활동을 인정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기자는 2020년 초까지 경인지역 지방지 A일보 강화군청 출입 기자로 활동하다, 그해 3월 23일 강화군청 공보협력담당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올해 또다시 방송사 강화군청 출입 기자로 변신한 인물"이라며 "강화군청 한 곳에서만 ‘기자-공무원-기자’로 변신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공무원 시절 자신이 모시던 강화군수를 여전히 ‘우리 군수님’이라고 호칭하며, 비판 기사를 쓴 <더팩트>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강화군수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강화군 공무원을 꾸짖었다’는 황당한 소리까지 늘어놓았다는 것"이라며 "현직 기자 신분으로 군수의 심복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현역 지상파 방송 기자가 기초자치단체장의 ‘비선 활동’을 해왔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 형성 기능을 갖고 있는 방송사가 유천호 군수의 유리한 방패로, 아니면 정적을 향해 휘두르는 칼날로 이용된다면 이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시민연합은 해당 방송사의 채용 이유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이들은 "이번 일은 단순히 기자 한 명의 일탈로 치부되기 어려워 보인다. 해당 방송사가 강화군청 공보관을 사퇴한 직후의 인물을 강화군 출입 기자로 채용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일을 둘러싸고 지역 사회에서는 ‘해당 방송사가 강화군의 광고나 협찬 등 염두에 두고 직전 공보관 출신 인사를 채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해당 방송사는 이 문제에 대해 서둘러 경위 파악에 나서야 한다"며 "그리고 ‘더팩트’가 제기하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즉각 해당 기자를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해당 방송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역 주민과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는게 강화군민과 인천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