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경북예술제"... 무용 단원 5명, 야외 공연 중 '발바닥 통구이' 당해
입력: 2021.10.08 08:27 / 수정: 2021.10.08 10:41

지난 3일 오후 1시께 안동시 남후면 무릉유원지 일원에서 열린 ‘2021 제43회 경북예술제’ 무용페스티벌에서 한국무용협회 안동시지부 소속 단원 A씨 등 8명이 뜨거운 햇볕에 펄펄 끓을 듯 달아오른 무대 바닥에서 10여 분간 맨발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안동=황진영 기자
지난 3일 오후 1시께 안동시 남후면 무릉유원지 일원에서 열린 ‘2021 제43회 경북예술제’ 무용페스티벌에서 한국무용협회 안동시지부 소속 단원 A씨 등 8명이 뜨거운 햇볕에 펄펄 끓을 듯 달아오른 무대 바닥에서 10여 분간 맨발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안동=황진영 기자

안전관리자 없어...알고도 공연 강행해 빈축, 부상자들 병원서 입원 치료 중

[더팩트 | 경북=황진영 기자] "발바닥이 타들어 가고 살점이 뜯겨 나갈 듯한 고통 속에서, 온라인 생중계되는 공연이라 어쩔 수 없었어요. 다시 무대에 서기가 두려워요"

경북예술제 공연 무대에 올랐던 한 무용단원이 양 발에 붕대를 감은 채 충격에서 쉽사리 헤어나지 못한 듯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총 8000만원(도비 7200만원·경북예총 800만원)을 예산을들여 경북도 주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경상북도연합회(이하 경북예총) 주관의 ‘2021 제43회 경북예술제’가 지난달 30일 막을 올려 3박 4일간 일정으로 진행됐다.

공연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오후 1시 30분쯤 안동시 남후면 무릉유원지 일원에서 열린 ‘무용페스티벌’에서 한국무용협회 안동시지부 소속 단원 A씨 등 8명이 뜨거운 햇볕에 펄펄 끓을 듯 달아오른 무대 바닥에서 10여 분간 맨발로 공연을 마쳤다.

공연을 끝낸 단원 8명 가운데 5명의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2도 화상을 입어 피부가 벗겨지는 등 심하게 다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이다. 또 현장에는 안전관리자 등 안전관리 인력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연을 끝낸 단원 8명 중 5명의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화상을 입어 피부가 벗겨지는 등 심하게 다친 사실이 뒤 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공연을 끝낸뒤 단원들이 발바닥을 움켜쥐어 상태를 확인하는 등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경북예총 유튜브 채널
공연을 끝낸 단원 8명 중 5명의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화상을 입어 피부가 벗겨지는 등 심하게 다친 사실이 뒤 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공연을 끝낸뒤 단원들이 발바닥을 움켜쥐어 상태를 확인하는 등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경북예총 유튜브 채널

이를 두고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공연 시작 전부터 무대 시설에 대한 지적이 잇따름에도 강행했다며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고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역민 K씨(41·여)는 "지인 한 사람이 공연 중 양발 바닥에 화상을 입고 입원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기가 찰 노릇이다. 사전에 무대 바닥이 뜨거웠음에도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것이나 다름없지 않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포항 공연팀 관계자는 "이날 낮 12시쯤 공연을 했을 때도 바닥이 엄청나게 뜨거워 무대감독에게 알리고 신발과 양말을 신은 채 공연을 마쳤다"며 "바로 뒤에 공연한 안동팀이 맨발로 무대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무대감독이 왜 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고 토로했다.

공연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무대 바닥은 검은색 고무 재질로 뜨거운 날씨 탓에 아스팔트 도로와 같이 달궈진 것이나 다름없었다"며 "이날 안동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28.4도로 초여름을 웃도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문제의 무용페스티벌 특설무대가 설치됐던 안동 무릉유원지 전경./안동=황진영 기자

문제의 '무용페스티벌' 특설무대가 설치됐던 안동 무릉유원지 전경./안동=황진영 기자

게다가 공연이 끝난 뒤 사회자는 "고생하셨습니다. 맨발로 바닥이 너무 뜨거워 양철 위에서 무용하는 것처럼 뜨거웠답니다. 화상 입었을 수도 있을 텐데 아휴..."라고 밝혀 주최 측이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공연을 강행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공연에서 변을 당한 A씨 등 5명은 현재 양발에 붕대 등의 치료를 하고 있어 목발이나 부축이 안 돼 병상에 누워 입원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예총 경북연합회 관계자는 "사고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수습차 병원에 와 있으니 통화는 나중에 했으면 좋겠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청 관계자는 "예술인들의 활동을 고양 시키기 위한 예술 축제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게 돼 죄송하다"며 "총예산 중 안전관리 비용은 별도 책정이 되지 않은 것 같다. 원래 예산을 편성하다 보면 무대 설치비와 출연료 등이 책정되고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날씨가 더워 무대가 뜨거워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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