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의회, 연향뜰 개발 관련 "이유 있는 발목잡기"
입력: 2021.10.05 10:52 / 수정: 2021.10.05 10:52
순천시가 연향뜰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시설을 대거 배치한 것에 대한 걱정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연향뜰 도시개발사업 주민 공청회에서도 전문가들이 우려를 제기했다. /유홍철기자
순천시가 연향뜰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시설을 대거 배치한 것에 대한 걱정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연향뜰 도시개발사업 주민 공청회에서도 전문가들이 우려를 제기했다. /유홍철기자

아파트 등 주택단지로 도배...에코벨트 훼손, 생태도시 이미지 손상 우려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가 공영개발로 추진하는 연향뜰 개발사업이 공공성 보다는 수익성에 치중되면서 아파트단지를 포함한 주거시설이 대거 배치되면서 남승룡로 남측의 에코벨트 개념이 흐려지고 해룡면 마산마을 일대의 난개발 우려 등으로 도시개발 전문가들과 시민사회 일각에서 걱정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순천시의 연향뜰 개발 계획이 당초 개발목적에서 벗어난 것으로 해석한 시의회가 '의견청취' 절차에서 제동을 걸면서 집행부와 시의회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5일 순천시에 따르면 연향뜰 개발사업을 위해 오는 2026년까지 0.48㎢ (약 14만8000평) 부지에 총사업비 2559억원을 투입, 체류형 관광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연향뜰개발사업은 지난 2016년 순천만랜드가 유원지를 중심으로 개발하는 민간투자로 추진됐으나 특혜시비가 일어 무산됐고 2018년 허석 시장 취임 이후 공공개발 형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연향동과 해룡면 마산마을 일부가 포함된 연향뜰 개발사업은 지난 8월 20일 행정안전부 주관 투자심사를 통과했다.

행안부는 당시 투자심사에서 연향뜰 사업이 경제성 검토에서 통과 기준인 1을 밑도는 0.6에 불과하지만 '투자비 회수와 지방채 상환 방안 마련과 함께 순천만 국가정원의 컨셉에 맞는 공적사업 지속발굴 추진'을 조건부로 승인해 줬다.

순천시는 행안부의 투자심사 통과를 기점으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6항에 따른 의회의견 청취 절차를 이행해 줄 것을 순천시의회에 촉구하고 있다.

시는 시의회의 의견청취 절차라는 관문을 넘으면 도시계획위원회 자문과 구역지정, 전남도 승인신청, 전남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토지보상 착수, 대형숙박시설 공모, 실시계획 인가, 공사착공 및 분양완료 등의 순서로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11월 연향뜰 기본계획변경(안) 의견청취를 요구한 이래 9개월이 지나도록 허유인 시의회 의장이 상임위원회(도시건설위원회)에 배정하지 않고 있는 점에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허 의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연향뜰 개발은 단지내 잡월드와 인근 국가정원과 연계한 대규모 숙박시설과 놀이시설, 문화시설을 배치해서 머무는 관광을 유도하고 4차산업 메카 공간으로 조성해서 미래 순천발전의 동력원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 당초 목적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들 시의원들은 "순천시가 내놓은 연향뜰 개발방향은 도로와 공원, 유수지 등 기반시설을 제외한 전체 부지의 54%를 아파트나 단독주택, 타운하우스 등 주거용지로 조성하려는 것이어서 당초 연향뜰 개발 의도에서 한 참 벗어난 개발계획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특히 허석 시장에 밀착된 일부 언론이 시의회가 도시개발에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은 시의 언론 플레이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허 의장을 비롯한 일부 시의원들은 순천시가 연향뜰 개발의 당초 목적을 살리는 방향으로 수정하지 않으면 의견청취 절차를 신중히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국가정원내 습지센터에서 열린 '연향뜰 도시개발 공청회' 토론자로 나선 전문가들의 의견에서도 시의회 일부 의원들의 이같은 우려와 걱정은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이명규 광주대 교수는 "연향뜰 개발계획이 공익성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특별한 기능이나 상징물이 없고 일반 개발계획에 가깝다고 느꼈다"고 말하고 "특히 용도배치에서 아파트를 지을 공동주택지를 남쪽에 배치해서 해를 볼 수 없게 하고 있고 화이트존(유보지역)도 중앙에 배치하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정종민 건축사는 "남승룡로 남측에 위치한 연향뜰에 공동주택을 건설할 경우 툭 트인 경관을 가로막는 장벽을 치는 것이어서 부적절하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굳이 필요하다면 층수와 높이는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건축사는 이어 "순천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인 이곳 만큼은 수익성 보다 공공성에 치중해서 5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적 가치를 강조해야 하며 한번 이뤄진 개발은 되돌릴 수 없으니 시행착오가 없도록 서둘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공인공개사인 조 모씨(58)는 "남승룡로를 깃점으로 남측에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는 에코벨트를 설정하자는 것이 모든 시민의 공감대가 아니었느냐"고 밝히고 "연향뜰 남측 해룡면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면 인근 해룡 마산마을 일대의 개발압력으로 인해 아파트건설 등 난개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시민 서 모씨(64)는 "허석 시장 체제에서 엄청난 아파트건축 허가로 인해 순천시가 정원‧생태도시가 아니라 아파트‧콘크리트 도시로 탈바꿈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의 소리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고 말하고 "더구나 인근 풍덕지구에 대형 아파트단지가 곧 조성되는 시점에서 연향뜰에 주택단지를 또 만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또다른 시민 임 모씨(47)씨는 "허석 시장의 임기말에 가까운 상황에서 연향뜰 개발사업을 서두를 이유가 없을 터인데 빠듯한 일정을 잡고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배경이 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에 대해 순천시 도시과 한 관계자는 "공청회에서 제시된 전문가들의 일부 의견의 경우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만 해룡면 마산마을 인근의 난개발 문제는 도심성장한계선 밖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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