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상나무 숲 쇠퇴 원인은 '태풍·기후변화·연령구조'
입력: 2021.09.28 10:22 / 수정: 2021.09.28 10:22
한라산 구상나무 숲 / 산림과학원 제공
한라산 구상나무 숲 / 산림과학원 제공

국립산림과학원·충북대, 연륜연대학적 분석

[더팩트 | 대전=박종명 기자] 제주도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쇠퇴 원인이 잦은 태풍에 의한 강한 바람과 기후 변화, 숲의 연령 구조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충북대 서정욱 교수팀과 2017년부터 3년간 한라산 구상나무 숲(해발 1600~1700m)에서 고사목과 생육목 총 120개체의 나이테를 연륜연대학의 방법과 지난 32년간의 기상 자료를 분석했다고 28일 밝혔다.

그 결과 한라산의 동쪽(진달래밭)과 남쪽(방애오름)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에 넘어진 고사목은 2012년 태풍 볼라벤, 2013년 서서 죽은 고사목은 전년도에 발생한 태풍 피해 영향으로 추정됐다.

또 조사된 나무 중 가장 오래된 생육목은 114년, 고사목은 131년으로 구상나무의 생물학적 한계 수명은 약 150년 이하의 짧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상나무의 고사 시기는 대부분 봄과 여름 사이(약 63%)인 것으로 나타나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이 나무가 생장을 시작하는 봄철 건조한 환경을 조성, 수분 부족으로 인해 쇠퇴에 영향을 준다는 기존 결과를 뒷받침했다.

유전다양성복원팀 임효인 박사는 "이번 한라산 구상나무 쇠퇴 원인 구명은 태풍 위협의 심각성과 함께 구상나무 숲의 연령 구조를 밝혔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며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지속가능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DNA 이력관리를 이용한 과학적인 복원기술 등과 같은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결과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최근 산림분야 국제학술지인 'Atmosphere' 2021년 특별호에 게재됐다.

구상나무는 2011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위기종으로 분류된 나무로 신생대 3기부터 수백만 년 동안 혹독한 환경을 견디면서 우리나라에 적응한 특산수종이다.

특히 한라산 구상나무 숲은 우리나라 대표 구상나무 숲으로 제주도 고산지역에서 강한 바람과 얕은 토양층 등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며 자생했지만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39% 이상 쇠퇴한 것으로 보고됐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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