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 비정년계열 교수차별②] 평가, 승진, 의사결정 참여 등 차별
입력: 2021.09.23 15:21 / 수정: 2021.09.23 15:21
한국 대학에서 대부분의 비정년 교원은 정년 교원과 동일한 업무를 하지만 임금과 승진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 픽사베이 제공
한국 대학에서 대부분의 비정년 교원은 정년 교원과 동일한 업무를 하지만 임금과 승진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 픽사베이 제공

일명 계약직 교수라고 불리는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이하 비정년 교원)은 고등교육법과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등 관련법에 존재치 않는 교원의 형태다. 2003년 연세대에서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이라는 형태가 만들어진 후 현재는 전체 전임교원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비정년 교원은 임금, 승진, 교원평가, 학내 의사결정 참여 등에 있어 차별을 받고 있다. <더팩트>는 대학이 본연의 모습을 찾고 교수 사회의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비정년 교원의 실태와 교육부의 문제점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목원대, 중부대, 대전대 비정년 교원 비율 40% 이상 차지

[더팩트 | 대전=최영규 기자] 한국 대학에서 대부분의 비정년 교원은 정년 교원과 동일한 업무를 하더라도 임금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본보 9월 15일자). 비정년계열은 1~3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고용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개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

<더팩트>는 비정년 교원의 비율이 상위권에 있는 대전권 대학을 중심으로 승진 체계, 교원 평가, 학내 의사결정 참여 등 차별 사례를 알아봤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이 지난 8월에 실시한 비정년 교원제도 실태조사에 따르면 목원대는 전체 교원 중 약 40%가 비정년 교원이다.

비정년 교원의 승진은 사실상 어렵다. 조교수로 임용돼 조교수로 퇴임하기 때문이다. 보통 비정년 교원도 부교수까지 허용하는 타 대학과 대비된다.

연구년(재충전의 기회와 자유로운 연구 활동을 위해 1년 정도 주는 휴가)은 정년 교원에게만 적용되며, 그 공백으로 인한 업무는 비정년 교원이 맡는 구조다. 병가휴직 또한 무급으로 한 학기만 쉴 수 있다.

2년마다 이뤄지는 비정년 교원의 재임용 시 신앙체크 확인서와 개인정보동의서를 제출토록 하는 것도 문제다.

목원대 A교수는 ‶비정년 교원들은 재임용 심사 때마다 출석교회 담임목사에게 개인적으로 신앙확인서 통과를 부탁해야 하기 때문에 심적 부담과 고통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목원대는 신앙체크에 대한 동의 거부 시 재임용이 제한될 수 있음을 동의서에 명시하고 있다.

목원대 신앙 고백서
목원대 신앙 고백서

중부대는 교육부의 LINC 사업 수행과 대학 평가를 위해 비정년 교원을 대거 채용하면서 전체 전임교원 중 약 47%(외국인 교원 포함)가 비정년 교원이다.

<더팩트>의 취재 결과 중부대는 비정년 교원(산중교원)에게 사전 협의나 고지 없이 동결된 고정급을 지급해왔다. 각종 부가급(수당) 지급 대상에서 도 배제시켰다. 대학 구성원 전체가 가입하는 단체보험에도 제외됐으며 건강검진 혜택도 국가 검진의 기본검사만 진행토록 하고 있다.

비정년 교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취업규칙도 지키지 않은 채 비정년 교원(산중교원)의 재임용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해 면직을 쉽게 유도해왔다.

중부대 B교수는 ‶중부대는 비정년 교원에 대한 학내 의결권과 참여권을 원천 봉쇄해왔다"며 "심지어 학과의 시간강사 면접권마저 박탈 당해 자기 결정권과 교육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중부대 C교수는 ‶지난해 대학의 위법한 학과 폐지(신입생 모집중지) 과정에서 학과 교수임도 불구하고 비정년이라는 이유로 어떤 의견도 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중부대 교수회가 대학에 보낸 산학협력중점교원 권익 침해 개선 요구서
중부대 교수회가 대학에 보낸 산학협력중점교원 권익 침해 개선 요구서

대전대는 전체 교원 중 비정년 교원이 약 30%이다. 대전대 교수노조 자체 조사 결과 비정년 교원의 보직 경험률은 46.2%이며, 강의책임시수의 경우 비정년 교원이 정년교원에 비해 33.3%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대 D교수는 ‶상당수 비정년 교원은 학과 운영과 보직 측면에서 정년 교원과 동일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이번 단체협약 과정에서도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년 교원으로의 전환을 열어놓았지만 전환에 대한 기준이 없어 십수년째 정년 교원 전환에 대한 희망 고문을 당하고 있다" 며 "승진 또한 정년 교원과의 동일한 직급 체계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국사학민주화교수노동조합 김경한 위원장은 " 비정년 교원에 대한 차별과 냉대는 교육부·대학·정년 교원 등 대학사회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자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암묵적 공모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목원대는 "대학 설립 취지와 건학 이념에 따라 기독교 생활을 권장하고 있지만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어 건학 이념을 바탕으로 사회변화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부대는 "재임용 기간을 1년으로 줄인 것은 취업규칙이 아니라 각 직군별 규정을 바꾼 것"이라며 "근로 조건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면 앞으로 단체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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