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내 소형 백운마트, 대형마트 틈바구니 생존 비결은?
입력: 2021.09.19 09:57 / 수정: 2021.09.19 09:57
순천시내 아파트 상가에 자리한 한 소형마트가 인근 대형마트 숲 속에서 생존은 물론 날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골목상권 지킴이 전도사로 불리고 있다. /유홍철 기자
순천시내 아파트 상가에 자리한 한 소형마트가 인근 대형마트 숲 속에서 생존은 물론 날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골목상권 지킴이 전도사로 불리고 있다. /유홍철 기자

밴드로 소통, 톡톡튀는 아이디어, 노하우, 성실함 무기로 동네 소비자의 무한 신뢰가 원천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골목에 자리한 소형 자영업자들의 ‘못 살겠다’는 한 숨 소리가 담을 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탓이 크지만 골목상권을 파고드는 대형 점포들의 위협도 한 몫하고 있다.

소형 점포들이 설땅을 잃어가는 마당에 SNS를 활용해서 대형 상점에 맞서며 성장을 거듭하는 동네골목 소형마트가 눈길을 끈다.

순천시내 왕조2동 연동 대주1차 상가에 자리잡은 백운마트(대표 박춘기)가 그 주인공.

도보로 5~10분 거리에 수 천 평의 농협***마트와 1천5백평 규모의 다담***마트 등 규모면에서 비교할 수 없는 대형마트가 포진해 있다.

이에 비해 백운마트는 뒷골목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데다 규모도 60평에 불과한 그야말로 소형 동네마트에 불과하다. 제품 구색, 가격 경쟁 등에서 생존도 어려워 보이는 상권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루 매출이 7백~8백만원에 달하는 알짜배기 점포로 재탄생했다. 동네 소비자들과의 소통 창구인 백운마트 밴드 가입자도 1100명에 이르러 탄탄한 응원군도 형성됐다.

백운마트 박 사장은 소형 자영업자들의 모범이요 골목상권 활성화 전도사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박 대표의 성공비결은 밴드라는 최신 매체를 활용한 활발한 소통과 경영비법도 있지만 박 대표의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노하우, 특유의 성실함이 어우러지면서 동네 소비자로부터 받는 무한 신뢰가 그 원천이다.

백운마트 박춘기 사장이 추석을 몇 일 앞둔 18일 샤인머스켓 포도를 진열하고 있다. 밴드를 통해 판매 예고를 본 동네 소비자들의 구매 신청 쇄도로 10분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유홍철 기자
백운마트 박춘기 사장이 추석을 몇 일 앞둔 18일 샤인머스켓 포도를 진열하고 있다. 밴드를 통해 판매 예고를 본 동네 소비자들의 구매 신청 쇄도로 10분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유홍철 기자

돌이켜보면 백운마트는 지난 2000년대 초에 이곳에 입점한 후 20여년간 운영됐고 하루 매출은 250~300만원 선에 머물렀다. 그러던 중 12년 전에 농협***마트가 근처에 들어왔고 1년여 전에 대형인 다담***마트가 인근에 들어오면서 매출은 더 쪼그라들어 150~250만원 선으로 추락했다.

가게를 접어야 하나 하는 위기감에 휩싸였고 돌파구가 필요했다. 3년여 전부터 가동했으나 형식적으로 운영해 오던 밴드 운영 활성화에서 답을 찾아보자고 올해 연초에 다짐했다.

밴드 가입자 1백명을 모으기까지가 쉽지 않았다. 소수의 밴드 동호인에게 수산물 2개, 공산물 2개, 청과 1~2개, 농산물 1~2개 등 하루에 6~8개 품목에 걸쳐 제철 제품을 올리며 홍보를 시작했다.

한정 수량으로 내놓았고 매진 행진을 계속하며 동네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제철 품목을 중심으로 그날 갓 잡아오거나 생산한 질 좋은 신선한 제품이면서 가격도 착한 가격을 고집했다.

백운마트를 찾은 18일 오전 박 대표는 샤인머스켓(포도) 180박스를 진열하기 시작한지 10분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제품도 신선했지만 한 박스에 인근 마켓에서 3만원 하던 것을 2만900원에 내놓아 가격과 맛으로 승부를 본 대표적 사례다. 감귤도 3kg 한 박스에 인근 마트에서 2만8000원 하던 것을 1만9900원에 내놓아 순식간에 매진시켰다.

이는 유통업계에서 20년째 잔뼈가 굵은 박 대표의 경험과 인맥, 노하우가 배어있는 탓이지만 소통창구인 밴드라는 sns의 도움을 톡톡히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추석을 사나흘 앞둔 이날 사과, 샤인머스켓, 왕새우, 감귤 등을 준비해서 밴드에 올렸고 예약 신청이 줄을 이으며 '매진됐다'는 글을 올려야 했다. 평일 퇴근 시간 이후에는 예약 신청한 물품을 찾으려 오는 고객들로 백운마트 문턱이 닳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백운마트의 이같은 소비자 프렌들리 운영이 입소문을 타면서 밴드 가입자가 지난 3월말 5백명, 6월 중순 800명으로 급속히 증가했고 지난 11일에는 밴드가입 1천명 돌파 경매이벤트도 개최했다.

18일 현재 밴드 가입자 수가 1096명을 기록한 백운마트 밴드는 전국 마트 밴드 실시간 조회수 집계에서 매일 전국 1위, 2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백운마트 밴드 가입자 1천명을 기록했던 지난 11일 소병철 국회의원(순천갑)이 깜짝 방문, 밴드가입 1000명 돌파를 축하해 주고 있다. /백운마트 제공
백운마트 밴드 가입자 1천명을 기록했던 지난 11일 소병철 국회의원(순천갑)이 깜짝 방문, 밴드가입 1000명 돌파를 축하해 주고 있다. /백운마트 제공

매주 일요일 실시하는 다양한 경매, 퀴즈 이벤트도 고객들이 기다릴 정도로 반응이 좋다. 이는 매장 운영에서 번 돈을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차원에서 기획되고 있다. 박 사장은 이같은 동네 소비자들의 사랑에 조그만 보답을 위해 장애인복지관 목욕봉사를 꾸준히 나가고 있고 기부에도 참여하는 등 선한 일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매장 운영 활성화는 박 사장을 기쁘게 하고 있지만 음양은 교차하는 법. 박 사장 개인적으로는 취침 시간을 낼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일상이 다소 힘든 일이라고 말한다.

계절과 소비자 선호 등을 감안한 꼼꼼한 물품 선정과 물품 직접구매, 밴드 멘트 구상, 밴드 주문 처리 등으로 하루 수면 시간이 3~4시간 정도만 허용된다는 점이 애로사항이라는 것.

동네 주민 조경심(대주 1차 아파트)씨는 "집 근처에 신선하고 질좋은 제품을 값싸고 편리하게 구입할수 있는 가게가 있어 좋다"고 말한다. 조 씨는 이어 "무엇보다 주부들이 꼭 필요한 제품을 소량 포장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대형마트 보다 선호 하게 된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박춘기 사장은 "장기화 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주변 소상공인들의 고충과 어려움은 말로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여서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하고 "이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골목상권을 지킬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소박한 포부를 밝혔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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