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되겠다는 홍준표, "당협위원장 자리 내놔라"
입력: 2021.09.18 18:58 / 수정: 2021.09.19 09:54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이 대선경선 중에 당협위원장의 자리를 탐내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지역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0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 중인 홍준표 후보 / 대구 = 박성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이 대선경선 중에 당협위원장의 자리를 탐내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지역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0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 중인 홍준표 후보 / 대구 = 박성원 기자

"대통령후보 되면 국회의원 사퇴해야 할 판인데 당협위원장 자리 달라니..."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이 대선경선 중에 당협위원장의 자리를 탐내고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지역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앞서 홍준표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접전 끝에 당선됐다. 당시 수성을은 현재 당협위원장인 이인선 위원장이 출마한 상황이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지냈던 북구을 지역이 아니라 굳이 수성을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 후보가 여성이면서 현역 의원이 아니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승산이 높은 지역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홍 의원은 "나의 꿈은 대통령이다. 국회의원 한번 더 하려고 하는 것 아니다"면서 "2년 후 대통령 되면 그때 (이인선 당협위원장이)물려받으면 된다"며 출마 포부를 밝히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당의 공명선거추진단을 비난하면서 난데없이 당협위원장 교체를 요구했다.

그는 "현역이 입당하면 당협위원장을 교체해주는 것이 상식인데 김태호, 권성동 의원은 교체해주고 나는 지금 내 지역구 원외 당협위원장이 반대 진영에 가서 경선 운동을 하고 있는데 두달이 지나도 아직도 미적미적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17일에는 홍준표 의원의 대구선거대책위원회가 성명을 발표하면서 수성을 지역구 원외 당협위원장인 이인선 위원장의 결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현역과 당협이 분리된 기형적 이원화 고착에서 오는 수성구을 당원들의 혼란을 정리하고, 축제 분위기 속에서 공정한 경선이 진행되도록 조속한 당협위원장 교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당협위원장 교체 요구는 특혜를 바라는게 아니라 당연히 누려야 할 공정한 기회를 부여해 달라는 말이다. 이인선 수성을 당협위원장에게도 지역과 당을 위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입장을 조속히 정리하는 결단을 해주시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골적인 당협위원장 교체 요구에 지역에서는 홍 의원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홍준표 의원은 대구로 왔을 때 명분이 국회의원 되면 대통령 나가겠다 하고 당선 되신 분이다. 대선 경선에서 대통령 후보가 되면 국회의원직도 사퇴해야 할 판인데 경선 중에 갑자기 당협위원장 자리를 달라니 앞뒤가 안맞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후보처럼 (국회의원) 배지를 던져도 시원찮을 판에 지방선거를 두고 공천권을 무기로 압박해서 지역의 모든 표를 모으겠다는 사감있는 정치"라고 말했다.

홍 의원의 이런 행보에 대해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국민의힘 당원이 월등히 많은 TK지역에서의 지지도는 여전히 윤석열 전 총장이 앞서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최근 국민의힘 1차 컷오프에서는 국민여론 80%, 당원 20% 여론조사 반영을 통해 8명의 후보를 발표했다. 10월 8일 2차 컷오프에서는 70% 국민여론, 30% 당원으로 당원 지지가 10% 상승하고 최종 후보 선출시는 당원지지가 50% 까지 적용된다.

이에 국민의힘 당원 지지세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뒤지는 상황이고 며칠 전 조국 관련한 발언으로 각종 커뮤니티에서 젊은 층의 지지가 철회되면서 홍 의원이 이례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굽혀 "국민이 아니라고 하면 제 생각을 바꾸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홍준표 의원의 당협위원장 교체 요구에 대해 이인선 당협위원장은"수성을 지역구 지방의원들도 전부 홍의원 캠프에서 경선운동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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