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 전북 확산…"파리바게뜨 가맹점 볼모 잡혀"
입력: 2021.09.16 11:24 / 수정: 2021.09.16 11:24
16일 오전 전북 전주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의 샌드위치와 샐러드 판매대가 텅 비어있다. /전주=이경민 기자
16일 오전 전북 전주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의 샌드위치와 샐러드 판매대가 텅 비어있다. /전주=이경민 기자

화물차 늘려줬더니 편한 노선 차지하려 재파업…어처구니 없는 노조 싸움에 전북도 '빵 대란'

[더팩트 | 전주=이경민 기자] 광주에서 시작된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파리바게뜨 재료 운송 거부 파업의 영향이 전북에도 이어져 이틀째 도내 파리바게뜨 매장들이 제시간에 빵을 받지 못해 피해를 입고 있다.

16일 오전 8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파리바게트 매장. 평소에는 가득 차 있어야 할 판매대에 샌드위치와 빵이 텅텅 비어있다. 아침 간식을 사러 온 손님들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점주 A 씨는 "어제도 식재료들이 도착하지 않아, 장사를 못했는데 오늘도 빵이 없어 장사를 하지 못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날 이 매장은 식재료가 도착하지 않아, 숙성시켜둔 빵을 모두 폐기처분했다. 더구나 매장으로 출근한 제빵 기사와 아르바이트생도 할 일이 없자 눈치를 살피며 애꿎은 진열대와 바닥만 자꾸 쓸어댔다.

민노총 화물연대가 전날 0시를 기해 파업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배송 기사가 갖다 놨어야 할 샌드위치와 빵 등 식재료가 하나도 배송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 씨가 이틀째 손해 본 금액은 샌드위치 일당과 재료가 없어 폐기한 빵 등 80여만 원.

A 씨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살얼음판을 걷는 점주들을 볼모로 파업을 벌이는 민노총 행태에 너무나 화가 난다"면서 "파업으로 인해 볼모로 잡힌 파리바게뜨 전북권 점주들이 매일 점포당 20~50만 원 수준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민노총 화물연대 파업의 요구 사항은 "호남지역 가맹점주들이 민노총 파업으로 지난 12일간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 요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더구나 전날에 비해 이틀날인 16일은 파업의 강도가 더 세졌다.

노조가 대구 물류창고 입구까지 틀어 막으면서 A 씨 매장의 주요 판매 품목인 식빵 등도 받기 어려워졌다.

16일 오전 대구에 있는 SPC 물류센터에서 파업 중인 민노총 화물연대가 입구를 막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16일 오전 대구에 있는 SPC 물류센터에서 파업 중인 민노총 화물연대가 입구를 막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사태의 발단은 지난 2일 SPC그룹의 광주광역시 물류센터에서 시작된 노조의 파업이다. 민노총 배송기사들은 자신들의 업무시간 단축을 위해 SPC와 계약한 운수사를 상대로 증차를 요구했고, 이에 운수사측은 노조의 요구에 따라 화물차 2대를 증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노총과 민노총 소속 배송기사들이 쉬운 배송 코스를 차지하기 위해 대립하면서 지난 3일부터 다시 파업에 들어간 것.

운수사측이 파업으로 인한 점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대체 차량을 확보해 대응하자,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 입출차까지 막으며 운행을 방해했다. 특히 조합원들은 배송에 사용하는 PVC공상자(빵상자)를 자신들의 차량에 실어 배송에 차질을 빚게 만들었다.

이번 파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운수사에 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예고했고, 운수사는 민노총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결국 배상 위기에 몰린 민노총은 "파업으로 인한 손해 배상 책임을 묻지 않으면 파업을 종료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가맹점주 측이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민주노총은 파업과 관계없는 다른 지역의 물류센터까지 연대 파업에 동참시키면서 이들의 다툼에 애꿎은 전북 지역의 점주들도 볼모로 잡혀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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